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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절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5월에는 유독 기념일이 많은데요. 오늘은 이 특별한 날들의 어원과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영어로 5월을 뜻하는 ‘May’는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봄의 여신 ‘Maia’에서 온 말입니다. Maia는 라틴어로 ‘큰/많은’을 의미하는 ‘magnus’의 정기적금 이자계산 비교급 단어로, ‘더 큰 풍요를 가져오는 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왠지 설레는 맘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소개할 날이 바로 ‘노동절(勞動節)’입니다. ‘힘쓸 로, 움직일 동, 명절 절’자로 구성된 말입니다. 정식 명칭은 ‘근로자(勤勞者)의 날’인데요. 여기서 ‘근(勤)’은 ‘열심히 하는/부지런한’을 뜻합니다. 북한이 노동이란 단 새마을금고중앙회 지원동기 어를 사실상 선점해서 생긴 말이라고 추정합니다. 노동절을 일본어로도 ‘노동축제’를 뜻하는 ‘로도사이(労働祭)’라고 부르는 걸 보면, 노동이란 단어는 우리나라에 유독 민감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노동절은 본래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노동자들과 가족들 8만여 명이 노동 권익 보장을 위해 집회를 연 데서 유래했습니다. 이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예금금리높은곳 확대됐고, 전 세계 노동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1890년부터 5월 1일을 전 세계에서 ‘5월 첫 날’이란 뜻의 ‘메이데이(May Day)’ 혹은 ‘노동자들을 위한 날’을 의미하는 ‘워커스 데이(Workers’ Day)’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정작 출발점이 된 미국에서는 이념적 이슈 때문에 매년 9월 첫 째주 월요일을 ‘레이버 데이( 여유자금굴리기 Labor Day)’로 지정해 시행 중입니다. 메이데이는 구조요청신호로 쓰이는 ‘메이데이’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메이데이는 원래 프랑스어로 “와서 나를 도와주세요”를 뜻하는 “브네 메데(Venez m‘aider)”에서 왔습니다. ‘브네’는 ‘오다’, ‘메’는 ‘나를’, ‘에데’는 ‘돕다’를 뜻합니다. 이 표현을 발음이 비슷하게 영어화 한 말이 바로 메이데이입니다. 어떻게 보면 노동절 메이데이가, 근로자들의 권익을 위한 구조 요청 메이데이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5월 5일 어린이날과 5월 8일 어버이날이 이어집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께서 만든 말인 ‘어린이’는 나이 어린 사람을 유약한 ‘애’나 ‘아이’가 아니라, ‘어린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일제강점기 어린이들의 인권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어버이날의 ‘어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함께 아우르는 말’입니다. 어버이날은 1953년 ‘어머니날’로 시작해, 1973년부터 아버지께도 감사하는 ‘어버이날’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아버지들이 많이 서운했을 겁니다. 미국에는 아버지날도 있습니다.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어머니의 날’이고 6월 셋째 주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입니다. 우리나라가 한창 바쁘게 성장하던 시절이라, 한꺼번에 기념했던 것 같다고 추측해 봅니다.
이어지는 5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우리 민족 최고의 스승인 세종대왕께서 태어난 날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입니다. 한글을 창제해 모든 백성에게 가르침을 준 세종대왕처럼, 선생님들이 존경받는 시대를 희망해 지정된 날짜라고 합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논산의 강경여고 학생들이, 은퇴하고 병중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가 위문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이를 훌륭히 여긴 청소년적십자 충남협의회가 1963년, 9월 21일을 ‘은사의 날’로 지정해 사은행사를 실시했습니다. 1964년부터 ‘스승의 날’이란 명칭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요즘 교권 추락에 대해 모든 국민이 걱정하고 있는데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사실 그 표현은 좀 깊이 생각해 볼 말입니다. 당나라 승려 도선이 쓴 ‘교계율의’에 처음 나온 말이었습니다. 옛날 중국의 승려들은 수업료나 대가 없이 제자 승려들을 부모님처럼 정성을 다해 이끌어 주었습니다. 이 ‘스승의 그림자 밟지 않기’가 일본으로 전해집니다. 9세기 무렵 일본의 승려 안연이 썼다고 추정되는 ‘동자교’라는 어린이 교육 책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우리나라 문헌에서는 해방 직후 신문에 처음 등장합니다. 아주 옛날부터 쓰인 말은 아니라는 방증입니다.
문제는 일제시대 교사들은 무지막지한 폭력을 통해 권위를 세웠다는 데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제복을 입고 칼을 차고 들어왔고, 회초리질 이상의 가혹한 체벌들을 자행했습니다. 이러한 잔재가 남아 폭력은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 병폐였는데, 특히 1970년대생 남학생들은 어머어마한 가혹행위를 겪었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 때 받아쓰기 점수가 낮다고, 중학교 때는 맨날 본인 싸움질 얘기만 하는 농업선생님에게 진도 나가자고 했다고, 고등학교 때는 몸이 안 좋아 지리선생님 말씀을 크게 복명복창하지 않았다고 상상을 가뿐히 뛰어넘는 지도를 받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빙산의 일각도 안 됩니다. 이런 일들은 돈도 배경도 없는 시골 아이들의 남학교에서는 일상이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대부분 못 믿겠다고 반응합니다. 그런 가혹한 가르침이 지금은 없어져서 다행스럽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그렇게 대하는 건 분풀이성 학대일 뿐입니다. 사랑이 아닙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현대 학교의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계약관계에 가깝지, 당나라 승려들의 부자지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스승님들의 은혜 덕분에 사람답게 살아왔습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 즐겁게 공부하는 법을 알려 주시고, 학교를 그만둘 상황에 있던 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도와주신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유승호 선생님, 곧 찾아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부의 날’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2003년 5월 21일 처음 시행된 날입니다. 말 그대로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하게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부부란 말은 어감이 참 다정합니다. 부부(夫婦)는 ‘남편 부’자와 ‘아내 부’자로 이뤄진 말인데요. ‘남편 부(夫)’자는 머리에 비녀를 꽂은 사내가 서있는 모습을 그린 한자입니다. 결혼한 남성을 가리킵니다. ‘아내 부(婦)’자는 빗자루를 든 여성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현대의 시각이 아닌, 글자가 만들어진 시대의 사회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영어로도 분석해 보겠습니다. 영어 표현 중에는 우리나라처럼 ‘부부’라는 말은 없고 ‘married couple’이나 ‘husband and wife’ 정도로 의역할 수 있습니다. 커플의 라틴어 어원 ‘copula’는 ‘함께 닿다’를 뜻합니다. 남편 ‘husband’는 ‘집의 주인’, 부인 ‘wife’는 고대영어에서 여성을 뜻하다가 14세기에 ‘가정의 주인’이란 의미로 자리잡았습니다. 본질적으로 ‘함께 가정을 꾸려 나가는 사람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5월의 대표적인 기념일들을 알아봤습니다. 특히 고마운 분들과 가까운 이들에 대해 더 각별해지네요. 더불어 각별히 지출이 폭발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5월에 결혼한 분들도 많이 계셔서, 가정의 달인지 가정 빈곤의 달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나마 김영란법 덕분에 선물 고민이 크게 덜어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고민 대신 기쁨이 가득한 5월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가정을 굳세게 지키겠습니다!



Bing 코파일럿에게 5월을 맞아 무지막지한 기념일 지출에 경악하는 40대 가장의 모습을 뭉크의 ‘절규’ 느낌으로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무섭다.



*감수: 안희돈 교수(건국대 영어영문학과). 건국대 다언어다문화연구소 소장. 전 한국언어학회 회장

[필자 소개]
말록 홈즈. 어원 연구가/작가/커뮤니케이터/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3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