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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월/화/수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아래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백승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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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안녕하세요.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을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 기업자금대출은행 간입니다. 오늘은 저희 기후로운 경제생활 백승민 작가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백승민> 네 안녕하세요.
◆ 홍종호> 오늘 어떤 이야기를 준비해 주셨습니까?
◇ 백승민> 네.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농정개혁? 고이즈미의 승부수.
◆ 홍종호> 이게 뭔 소리죠? 일본 얘기라는 건 알겠는 제2금융이자 데요.
◇ 백승민> 저희가 몇 차례 치솟는 일본 쌀값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안정화될 기미가 좀처럼 안 보입니다. 이른바 '레이와 쌀 파동' 사태가 10개월째 장기화하고 있어요. 쌀값이 전례 없이 치솟아서 평시 대비 2배 이상 가격이 지속되고 있는 건데요. 일본 농림수산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슈퍼에서 판매된 쌀 5kg 가중평균 평균가가 4,285엔, 우리 돈으로 4만 원 수준입니다.
◆ 홍종호> 우리나라에서는 5kg이 한 1만 6천 원에서 비싼 건 2만 원 중반대까지 하는데, 일본은 상당히 비싼 거네요. 그렇죠?



CBS 경제 연구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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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민> 그렇죠. 일본 시민들이 맨날 쌀밥을 먹었는데, 지금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쌀 먹는 걸 줄이고 있고요. 물가로 인한 고통이 큰 상태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칼을 빼 든 거죠. 처음으로 비축미를 대규모로 풀기로 한 겁니다. 비축미 정책으로 정치의 중심에 선 인물이 하나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인데요. 우리나라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자리를 맡게 된 겁니다. 이전에 있던 농림상이 망언을 했어요. 자신은 쌀을 사본 적이 없다. 지지자들이 보내준다고 말을 했다가 교체됐습니다.
◆ 홍종호> 아니 그렇게 생각 없이 말을 할 수가 있는 건가요? 참 어처구니없네요.
◇ 백승민> 그렇죠. 그래서 교체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 새로 부임한 지 2~3주 정도 됐는데요. 우리나라에는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죠. 저도 몇 년 전까지는 고이즈미 하면 아버지 전 총리를 떠올렸어요.
◆ 홍종호> 인상을 잘 기억하고 있어요.
◇ 백승민> 그렇죠. 독도 문제로 많이 문제가 있었잖아요. 근데 이제는 아들 신지로의 존재감이 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밈으로 많이 알려졌죠. 2019년에 환경성 대신에 취임한 이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에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라는 발언으로 유명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말실수로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우스운 이미지였는데요. 사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이에요. 몸집이 큽니다.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거든요.



CBS 경제 연구실 영상 캡처


◇ 백승민> 그런 만큼 이번 쌀값 안정과 농정 개혁이 본격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망언을 했던 에토 다쿠 전 농림상 이후 6선 중의원이자 자민당 농림부 회장을 맡았던 고이즈미 신지로가 중책을 맡게 된 건데요. 농림수산상으로 취임하면서 취임 사흘 만에 비축미를 시세 반값에 공급하기로 했고요. 지금 돈키호테 같은 할인 매장, 쇼핑몰 또 패밀리마트나 로손 같은 편의점에도 비축미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축미 방출로도 쌀값 제동이 안 걸리면 긴급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고요.
◆ 홍종호> 예. 일본 경제가 상당히 어렵잖아요. 지난 1~4분기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0.2% 역성장했죠. 게다가 물가는 지난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3.5%나 올랐어요. CPI가 엄청나게 치솟았죠. 그런데 지금 말씀해 주신 대로 쌀값, 기름값, 달걀값 등 농산물 가격, 에너지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 일본 중앙은행도 올해 전망치를 연초에 1.1%에서 지금 0.5%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어요.
◇ 백승민> 반토막이 났네요.
◆ 홍종호> 경제학자들이 가장 안 좋게 보는 게 성장률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올라가는 거잖아요.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인데 그런 모습을 지금 일본이 보여주고 있어요. 게다가 지금 트럼프의 관세 압박까지 있어서 이래저래 상황 자체가 어려운데요. 우리 방송에서 다루고 있는 쌀값 문제도 기후와 관련해서 무관하지 않다고 나와서 참 일본 경제를 운영하는 분들이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백승민> 그러게요. 게다가 쌀이라는 게 맨날 먹는 밥과 관련된 건데요. 쌀값이 오르는 건 정치적으로도 좋은 시그널이 아니겠죠. 경제가 어렵고 물가가 오르는 거니까요. 아마 효과가 어떻든지 간에 쌀값을 잡겠다고 선언한 고이즈미 신지로의 액션과 메시지만으로도 국민한테 호응을 얻을 것 같기는 합니다.
특히 일본이 지금 7월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거든요. 쌀값 문제가 7월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거라는 판단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여기서 걸림돌이 되는 게 특이한데요. 보통 여당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면 야당이 거기에 반대하잖아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자민당 내부 분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자민당 내부 농림족 의원들이 고이즈미 신지로의 비축미 정책을 반대한 겁니다.



CBS 경제 연구실 영상 캡처


◇ 백승민> 일본이 농협의 중앙 조직이 세다고 해요. 농협 조직이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조직은 표를 보장해 주고 동시에 정치인들은 농협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그런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요. 농협 조직 안에는 농업 관련해서 구매와 판매를 독점하는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 이른바 JA전농이라는 조직이 있거든요. 비축미는 원래 JA전농이 입찰 방식을 통해서 거의 90% 정도 유통을 관리합니다.
근데 고이즈미 신지로가 저격한 게 바로 JA전농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유통 분야입니다. 비축미를 수의계약으로 싸게 사서 즉시 시장에 공급한 거예요. 그 이전에 아베 정권 때도 2015년에서 2018년까지 거의 농협 개혁을 하면서 농협의 힘을 빼놓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비축미 유통권을 정부가 하루아침에, 또 내부적인 상의를 크게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거 없이 가져가니까 농협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겠죠. 그리고 자민당 내에서 농협과 밀착한 농림족 의원들도 여기에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최고참 농림족 노무라 데쓰로 전 농림상이 있는데요. 최근에 한 강연에서 고이즈미는 아버지를 너무 닮아서 자기 혼자 판단하고 그냥 언론에 말한다, 남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 홍종호> 네. 지금 말씀하면서 농림족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는데 설명해 주세요. 저도 처음 듣는 얘기네요.
◇ 백승민> 일본의 특이한 정치 문화입니다. '족의원', 좋게 말하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나쁘게 말하면 특정 업계나 이익을 대변하는, 더 나쁘게 말하면 심지어 결탁하는 의원들을 족의원이라고 하는데요. 건설족이나 도로족이 대표적이고요. 농림족도 그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고이즈미 신지로가 총리를 노리고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면 족의원들과 갈등해서 좋을 게 없어요. 평소 같으면 승산도 없고요. 심지어 농림족 의원이 자민당 내에서 70~90명이 된다고 합니다. 상당한 비중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하도 쌀값이 오르다 보니까 여론이 고이즈미를 지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지금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도 농림족으로 분류되거든요. 근데 고이즈미 농림상의 비축미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러다가 선거에서 질 것 같거든요. 정권 잃고 여당이 아니게 되면 족의원인 게 무슨 소용이냐 하는 거죠.
◆ 홍종호> 쌀값이 워낙에 오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1년 만에 거의 98%, 2배가 올랐다는 거니까 어마어마한 거죠.
◇ 백승민> 정치보다 중요한 게 경제라고들 얘기를 하잖아요. 지금 쌀값 때문에 정권이 흔들리고 있어요. 농협 같은 특수 이익 집단의 지지를 받는 게 이전보다 덜 중요해지고 정당이 플랫폼화됐다는 뜻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고이즈미 신지로도 전방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뜻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CBS 경제 연구실 영상 캡처


◆ 홍종호> 비축미를 대거 싼 값으로 방출하는 게 얼마나 쌀값 안정에 도움이 될지 평가는 어떻습니까?
◇ 백승민> 비축미를 푸는 걸로 가격을 크게 낮출 수는 없다는 전망이 대세입니다. 일본의 연간 쌀 소비량이 700~800만 톤 정도 되는데 비축미는 60만 톤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고이즈미의 결단이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장기적인 정책으로서는 일본 정부가 다시 쌀 증산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있었던 쌀 감산 정책이 있었거든요. 쌀의 생산을 조금씩 줄여 왔었어요. 그리고 아베 정부는 특히 2018년에 쌀 농가에 대한 보조금인 호별소득보상제를 폐지했고요. 동시에 쌀 아닌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농업 개혁을 했는데요. 쌀값이 이렇게 되니까는 적정한 생산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다시 지금은 증산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쌀 수급 문제가 일본 기존 정책 문제와 더불어 2023년에 있었던 여름철 이상고온 영향이 겹쳐서 일어났다는 게 중론이잖아요. 그래서 말씀하셨지만 기후가 밥상, 또 경제, 또 정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예를 일본이 잘 보여주고 있지 않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홍종호> 그래요. 오늘 얘기를 들으면서 역시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고요. 지금 우리나라 국민도 새 정부에 바라는 첫 번째가 경제 안정되면 좋겠다, 물가 안정되면 좋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일본이 지금 쌀값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도 쌀은 아니었지만, 작년만 해도 온갖 채솟값, 과일값 오르는 선거 이슈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기후와 관련된 농업 생산성의 변화, 급등락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정말 잘 풀어가야겠다는 생각을 일본 사례를 보면서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첫 번째 이슈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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