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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 쉬치량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향년 75세로 사망했다. 중국 언론은 "아침에 달리기를 하다 심장마비로 급사했다"고 보도했다. 7일간의 장례식을 끝내고 6월8일 화장 후 바바오산 혁명묘지에 묻히기 직전 송별식이 열렸다. 송별식에는 시진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를 포함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참석했다. 당정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했지만, 군부를 대표하는 장유샤와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참석은 확인되지 않았다.
쉬치량은 1966년 공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2004년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으로 승진했고, 2007년 공군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2012년에는 공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군부 서열 2위인 신용8등급중고차전액할부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됐다. 당시 공산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 주석에 오른 시진핑과는 개인적인 인연이 깊었다. 시진핑이 1988년부터 1993년까지 푸젠성 닝더와 푸저우에서 당서기로 근무했던 기간에 쉬치량은 해당 지역의 공군 부군단장, 군단 참모장, 군단장으로 일했다. 둘은 자주 만나 친분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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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8일 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대신한 軍 2인자의 몰락
2010년 중앙군사위에서 시진핑은 부주석, 쉬치량은 위원으로 다시 만났다. 2012년 시진핑 입김이 크게 작용해 쉬 대부업대출 치량이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시진핑의 호의에 부응하듯, 쉬치량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군부에 심어놓은 양대 파벌을 제거하는 데 앞장섰다. 바로 궈보슝을 정점으로 하는 '서북군벌'과 쉬차이허우로 대표되는 '동북군벌'이었다. 첫 숙청 대상은 쉬차이허우였다. 2014년 3월 쉬차이허우는 방광암으로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뇌물수수와 부정축재 혐의로 체포됐다.
변동금리기준같은 해 6월 쉬차이허우는 당적에서 제명됐고 군적과 상장(上將·한국의 대장에 해당) 계급이 박탈됐다. 2015년 3월 사법처리 과정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쉬차이허우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재임했다. 같은 기간 주석은 후진타오였으나, 장쩌민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의 일원이었다. 2004년 장쩌민이 중앙군사위 주석 자 유효이자율계산 리를 후진타오에게 물려주면서 부주석에 쉬차이허우를 앉혀 후진타오를 견제토록 했다. 이에 시진핑은 정권을 잡은 뒤 군부에서 쉬차이허우를 먼저 제거했다.
그 뒤 시진핑의 칼날은 궈보슝에게 향했다. 2015년 4월 궈보슝은 부정축재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궈보슝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재임했다. 역시 장쩌민이 총애했던 군부 실세였다. 궈보슝이 구축한 서북군벌은 시진핑 집권기까지 군부 내 핵심 요직을 차지했었다. 그중엔 궈보슝의 아들도 있었다. 궈보슝이 기소되면서 서북군벌 장성들은 줄줄이 낙마했다. 같은 해 7월 궈보슝은 당적에서 제명됐고, 2016년 7월 군적과 계급도 박탈됐다. 이처럼 대대적인 숙청 작업을 군부에서 지휘한 이가 쉬치량이었다.
중화권 언론은 쉬치량을 '시진핑의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쉬치량은 군부를 뒤바꾸는 데도 일조했다.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등을 창설했고, 분할 배치됐던 7개 군구를 5개 전구(戰區)로 재편해 기존 군구에서 성장했던 장성들의 권력을 축소시켰다. 
2017년에 출범한 시진핑 2기에 쉬치량은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유임됐으나 또 한 명의 실세였던 판창룽은 퇴임했다. 그 빈자리를 차지했던 이가 장유샤다. 장유샤의 승진은 이례적이었다. 당시 장유샤는 인민해방군 장비발전부장이었는데, 나이가 쉬치량과 동갑이었고 입대 시기도 비슷했다. 공산당에는 '칠상팔하(七上八下)'라는 묵계가 있었다. 최고지도부의 나이가 67세 이하면 연임하고 68세가 넘으면 은퇴한다는 것이다. 이는 67세였던 쉬치량에게도 적용되어 부주석 유임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장유샤는 연임이 아닌 초임이었다.
누가 봐도 무리수인 장유샤 임명은 시진핑이 밀어붙였기에 가능했다. 장유샤는 시진핑과 같은 산시성 출신에, 아버지 장쭝쉰 상장은 시진핑 부친 시중쉰의 전우였다. 국공내전 시기 시중쉰은 서북야전군 정치위원이었고 장쭝쉰은 예하 전선군 부사령관이었다. 이처럼 깊은 인연으로 인해 2015년 시진핑이 최고지도부의 호위 조직인 중앙경위국을 물갈이할 때 장유샤는 38집단군 특수부대를 동원해 엄호했다. 시진핑 집권 2기 내내 장유샤는 시진핑 충복 노릇을 톡톡히 해 '시진핑 호위대'라고 불렸다.
2022년 시진핑이 집권 3기에 들어서자, 72세였던 장유샤를 전례 없이 연임시켰다.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던 두 사람 사이에 이상 조짐이 포착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였다. 시진핑의 군부 심복인 먀오화 중앙군사위 위원이 체포됐기 때문이다. 먀오화는 2023년 리위차오 로켓군 사령관 등 20여 명의 장성을 숙청하는 데 앞장섰다. 대다수가 장유샤와 관련 있는 인사였다. 따라서 당시 중화권 언론은 시진핑이 먀오화를 내세워 장유샤를 쓰러뜨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1년 후 상황이 바뀌어 먀오화가 낙마했다.



2017년 7월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군용 지프에 올라 인민해방군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AP 연합


브릭스 회의 '불참' 시진핑, 실각설 더 키워
올해 3월에 열렸던 양회 이후에는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모습이 사라졌다. 과거 허웨이둥은 2023년에 체포됐던 리상푸 국방부장과 함께 장유샤의 뒤를 이어 시진핑의 1인 장기집권을 뒷받침할 군부 심복으로 손꼽혔다. 이렇듯 중앙군사위는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현재는 장유샤 부주석과 류전리, 장성민 위원만 활동 중이다. 세 사람은 북부 지방 출신이고 장유샤와 류전리는 중월전쟁에 함께 참전했다. 또 인민해방군의 5개 전구 중 북부전구, 중부전구, 서부전구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지난 4월부터 중앙군사위가 개최하는 행사에 시진핑이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쉬치량의 송별식에서도 시진핑과 장유샤는 동석하지 않았다. 최근 군부에서는 시진핑 1인 체제를 강조하는 '중앙군사위 주석 책임제'라는 용어도 사라졌다. 시진핑을 '당의 핵심'이라고 칭송하는 일도 줄어들었다. 외신들은 "군부에서 시진핑의 입지가 축소됐고 장유샤가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장유샤는 군부에서 성장한 정통 엘리트다. 따라서 중화권 일각에서는 장유샤가 군부를 기반으로 시진핑과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시진핑 실각설마저 떠돌고 있다. 7월 초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결정도 이런 소문을 더 키우고 있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군의 힘은 막강하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에서 모든 권력은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다. 인민군도 국가가 아닌 당의 군대다. 시진핑의 공산당 장악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다만 시진핑 1인 체제가 군부에서부터 균열이 생기면서 권위가 무너지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