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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낮 12시쯤, 옷가게가 밀집한 서문시장 일대. 건물 입구부터 각종 유명 브랜드 로고가 박힌 티셔츠와 신발, 가방, 액세서리가 줄지어 걸려 있었다.
속칭 '짝퉁'이라 불리는 가품들은 종류를 온라인 손오공 릴게임
가리지 않고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었다. 가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이 있었을 정도다. 가격들은 정품 시세의 수십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브랜드 로고는 더 이상 고급 쇼윈도 속 상징이 아니었다. 남녀노소가 입는 일상 의류까지 파고든 대중적 기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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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2시쯤 서문시장의 한 신발가게에 명품 브랜드 제품을 모티브로 한 슬리퍼가 걸려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성우전자 주식
14일 서문시장의 한 옷가게에 인기브랜드 로고가 찍힌 옷들이 걸려있는 모습.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한 신발 매장에서 정품 100만원대에 달하는 에vip클럽
르메스 슬리퍼를 가리키자, 상인은 "아, 에르메스 신발 신고 싶은 거예요? 이건 좀 비싸. 5만3천원. 그런데 제일 인기 많아서 오늘 당장은 안 되고, 따로 주문 받아야 해"라는 답이 돌아왔다.
헤어액세서리 가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을 묻자, 그는 브랜드 로고가 자잘하게 박힌 헤어밴드를 추천했다. 셀린느 문양과 체리마스터 다운
글자가 옷 전체를 덮은 티셔츠를 두고, 한 상인은 "정품과 똑같은데 2만5천원에 줄 수 있다"고 했다.
아동복 매장에도 이미 명품 로고가 스며들어 있었다.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아디다스 브랜드 로고는 이제 흔한 디자인이 됐다. 최근에는 몽클레어나 아크테릭스처럼 수십만원을 훌쩍 넘는 브랜드까지 버젓이 카피돼 팔리고 있었다.
"5세 아동의 부모가 가장 좋아할 옷"을 묻는 질문에 상인은 "나이키 위아래 운동복 사주면 아주 좋아한다"며 "조금 독특한 걸 찾고 싶으면 파타고니아 상하의도 괜찮다"고 했다. 인기 브랜드 로고가 찍힌 운동복이 가득한 매장에서 상인은 "요즘은 아크테릭스가 대세지만, 무난한 걸 찾으려면 나이키가 좋다. 두 장에 4만원"이라고 안내했다.
14일 서문시장의 한 바지가게에 전시된 바지들에 '프라다 바지' 등 문구가 나붙어 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3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야드 가방에 관심을 가지자 "12만원, 완전 '국민가방'이에요. 엄마들 편하게 막 들고 다녀"라며 "A급은 20만원인데, 현금하면 18만원까지 해 줄게. 완전 똑 같아"라며 홍보하기도 했다.
브랜드명은 상품을 부르는 '이름표'로 쓰였다. 최근 김 여사로 인해 주목받은 '반클리프 아펠' 문양 귀걸이를 가리키며 '인기가 많으냐'고 묻자, 상인은 "이거 반클리프다"라고 짧게 답했다. 바지 매장에는 '디올 바지', '프라다 바지'라는 안내 표시가 붙어 있었다. 각 브랜드를 모티브로 디자인 한 바지라는 뜻이다.
다만, 가품을 대하는 인식은 연령대를 넘어 개인에 따라 다른 모습이었다. 중·장년층 일부는 가품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디자인과 가격만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한 60대 여성은 가방 가게에서 로고가 새겨진 숄더백을 들어 보이며 "디자인이 예쁘다"라고 웃었다. 상인은 "요즘 이 디자인이 유행"이라며 가격을 제시했고, 그는 곧 지갑을 열었다. 이와 달리, 다른 가방 가게 상인은 "요즘은 독자 디자인을 찾는 장년층이 많다"며 "티 나는 가품의 경우, 많이들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젊은층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인기 브랜드 운동복을 두고 흥정하는 20대도 있었지만, 또 다른 20대 여성은 어머니가 권하는 옷을 보고 "이거 짝퉁이라서 안 입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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