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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센터를 점검 중인 기술 전문가들. 사진=게티이미지
탄소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탄소시장이 열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디지털 제품 여권(DPP)과 에코디자인 규정(ESPR) 등으로 탄소 정보의 정량화·표준화를 강화하자, 한국도 이에 대응해 한국형 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종료된 ‘DPP 대응 플랫폼 구축 가이드라인 마련’ 프로젝트에는 법무법인 김앤장, SK주식회사 AX, 대한상공 한국감정원 회의소가 참여했다. 프로젝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인프라는 EU의 카테나-X, 일본의 우라노스 등을 벤치마킹해 구축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데이터 교환, 앱 연계, 외부 연결, 시스템 및 보안 등 4대 구조로 구성될 예정이다. 기업의 데이터는 각 기업별로 분산 환경에 보관되며 데이터 스페이스(생태계) 내에서는 인증을 받은 데이터 제공 기업과 활 트럼프카드 용 기업 간에 분산형 데이터 교환 프로세스를 통해 계약 기반으로 데이터를 직접 교환·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한국형 데이터 스페이스는 단일 플랫폼에 데이터를 집중하지 않고, 독일이나 일본 사례처럼 민관 협력을 통해 규제 대응이 시급한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별 특성에 맞는 데이터 생태계가 우선 구축· 강원도지방자치단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각 산업 협회나 지자체, 대기업 지주사 단위로도 확산·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데이터 활용에 필 요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배출량 자동 산정 툴, 공공 LCI DB 등이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들어올 예정이다. 애플의 앱스토어 처럼 탄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생태계 내에서 유기적 으로 작동하게 별내지구신안인스빌 된다.
생성, 검증, 전송 전 과정에서의 정합성과 국제 통용성 확보도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EU의 ESPR,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EU 배터리 규정 등 주요 규제를 기반으로 API, 확장 가능 기업 보고 언어(XBRL) 연동 기술을 제시했다. SK주식회사 AX는 카테나-X의 데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 이터 연계 지원업체 (온보딩 프로바이더)로 공식 등록되어, 향후 한국기업들의 카테나-X의 온보딩 지원을 유연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데이터 구조를 갖춘 이유는 금융, 물류, 제조 등 민간 산업 전반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시장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으나 탄도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의 대응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제품탄소발자국(PCF) 자동 산정 도구를 제공하는 기업 ‘글래스돔’은 독일 카테나-X로부터 관련 솔루션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술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적용 가능한 수준임을 확인받았다. 글래스돔은 국제 탄소발자국 산정 및 보고지침(ISO 14067) 및 전과정평가(LCA) 기반의 산정 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시간 공정 데이터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함진기 글래스돔 대표는 “이번 성과는 민간 기술 기반 탄소 산정 체계의 국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라고 밝혔다.
LCA·공급망 규제 솔루션, 민간으로 확산
LCA 기반의 환경 컨설팅 전문 기업인 트레스웍스는 EU의 배터리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주요 배터리 소재, 부품, 셀 제조 기업과 협력해 원재료 채굴부터 사용 및 재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친 LCA 컨설팅을 제공하고, 법무법인 지평과 협업해 규제 해석과 전략 수립까지 통합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LCA 소프트웨어 개발사 민바이로(MINVIRO)와 협력해 배터리 공급망에 특화된 시스템도 공동 개발 중이다. 오는 12월에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하는 탄소 정보 관리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탄소중립 전문 스타트업 ‘탄소중립연구원’도 관련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이 기업은 AI 기반 탄소배출 예측 모델과 공정 데이터 연계 시스템을 결합해 배터리 및 자동차 산업을 대상으로 ESG 데이터 자동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R&D 과제에 참여하고, 제조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MCF(Manufacturing Carbon Footprint) 산정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의 공급망 제품 탄소배출량 관리 시스템(SCEMS)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 ‘LynC’를 개발해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 정보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정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민 대표는 “공장에서 나오는 탄소 관련 데이터를 자동으로 모으고 정리한 뒤 AI를 이용해 분석하는 것이 앞으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원 SK AX 상무. 사진=서범세 기자
[인터뷰] 박준원 SK주식회사 AX(ESG담당) 파트너
“플랫폼, 기업 ESG 정보보호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설계”
산업부의 DPP 대응 플랫폼 구축 가이드라인 프로젝트의 기술총괄을 맡은 박준원 SK주식회사 AX(ESG담당) 파트너를 만나 한국형 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략과 향후 로드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프로젝트에 기술총괄로 참여하셨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한국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유럽의 카테나-X, 일본의 우라노스 사례를 철저히 분석했고, 특히 공급망이 복잡하고 산업 간 연결도가 높은 한국 상황에 맞춘 구조를 설계했다. 단순히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정부 주도-민간 확산의 역할 구분, 중소기업 유입을 위한 공공성 확보, 국제법 대응을 위한 정책·기술 연계를 모두 반영해야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실제 시스템 구축까지 고려한 아키텍처를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 데이터는 어떻게 저장되고 전송되나.
“각 기업의 보유한 데이터는 각 기업의 환경에서 분산 저장되며, 산업별 혹은 어떤 형태의 데이터 스페이스와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커넥터, 온보딩 프로바이더 등의 기술 모듈이 활용되며 디지털 계약 기반으로만 데이터 교환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기업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쓰려면 온보딩(접속) 요건을 충족하고, 보안·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데이터 활용은 SaaS 형태의 앱스토어처럼 제공되며, 검증된 기업만 접근 가능한 구조다.”
- 금융권이나 공시 시스템과의 연동은.
“금융기관의 ESG 평가와 데이터 활용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 XBRL 같은 금융공시 포맷과의 연동을 고려했으며, 장기적으로는 금융권이 데이터 스페이스에 접속한 뒤 기업 ESG 정보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중요한 점은 모든 데이터는 디지털 계약에 따라 ‘합의된 범위’ 내에서만 공유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민감한 ESG 정보보호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설계다.”
- 국제 표준화 대응 전략은.
“핵심은 EU에서 시행 중인 규제와의 기술적 정합성이다. ESPR, CSRD, EU 배터리 규정 등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형태와 구조를 기반으로 아키텍처를 설계했고, 기술 표준은 ISO 등 국제기구 기준에 맞췄다. 당사는 최근 카테나-X의 연결 지원 제공자로 등록돼 국제 데이터 스페이스 진입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이는 향후 EU와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 디지털 전환이 기업 ESG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은 기업들이 수작업으로 탄소 데이터를 모으고, 엑셀로 협력사에 요청해 취합하고 있다. 이는 정확성도 낮고, 반복 작업에 많은 인력이 소요된다. 앞으로는 공정 데이터와 연결된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고, ESG 공시와 공급망 대응도 실시간으로 처리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AI 기반으로 규제 대응, 리스크 예측, 금융 연계 등까지 확장되며, 이는 곧 ESG가 비용이 아닌 ‘투자 대비 효율’로 인식되는 구조로 변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 SK주식회사 AX는 ESG 데이터 사업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나.
“ESG 데이터 플랫폼을 단기 기술 사업이 아닌, 중장기 인프라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DPP, 탄소 공시, 공급망 규제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이다. ESG 데이터를 둘러싼 기술 표준, 인증 체계, 마켓플레이스는 금융 인프라처럼 작동하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기술·운영·거버넌스 지원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계획이다.”
- 결국 기업 참여가 관건이다.
“그렇다. 대기업은 이미 내부적으로 디지털 전환(DT)을 기반으로 ESG 대응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공급망 전반,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참여다. 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 초기 마중물, 공공 LCI DB, 온보딩 컨설팅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유럽처럼 민간 자율시장에 맡기기보다는 한국 정부와 협회가 앞단 역할을 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 ESG 데이터 시장, 누구에게 열리나.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한 기업이 중심이 될 것이다. 단순 수집이 아닌 LCA, ERP 등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합성 있는 산정과 분석이 가능해야 한다. 기술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회계법인, 컨설팅펌, 검증 사업자 등이 함께 생태계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 향후 AI 기술 접목 가능성은.
“AI는 이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정형 ESG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규제 대응 자동화, 공시 리스크 분석, 투자 위험 평가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진다. 특히 AI 기반의 실시간 ESG 점수 제공이나 공급망 탄소 시뮬레이션 등은 향후 주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나 제도 개선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점이 있다면.
“현재 부처별로 탄소 데이터, 환경정보, 공시제도 등이 분산돼 있어 통합적 접근이 어렵다. 정부 내 전담 부서 또는 범부처 협의체가 거버넌스를 담당하고, 산업계와 연동되는 기술 표준·법제 정비를 이끌어야 한다. 특히 공공성이 필요한 DB와 기술은 정부가 초기 투자해 마중물을 제공해야 한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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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탄소시장이 열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디지털 제품 여권(DPP)과 에코디자인 규정(ESPR) 등으로 탄소 정보의 정량화·표준화를 강화하자, 한국도 이에 대응해 한국형 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종료된 ‘DPP 대응 플랫폼 구축 가이드라인 마련’ 프로젝트에는 법무법인 김앤장, SK주식회사 AX, 대한상공 한국감정원 회의소가 참여했다. 프로젝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인프라는 EU의 카테나-X, 일본의 우라노스 등을 벤치마킹해 구축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데이터 교환, 앱 연계, 외부 연결, 시스템 및 보안 등 4대 구조로 구성될 예정이다. 기업의 데이터는 각 기업별로 분산 환경에 보관되며 데이터 스페이스(생태계) 내에서는 인증을 받은 데이터 제공 기업과 활 트럼프카드 용 기업 간에 분산형 데이터 교환 프로세스를 통해 계약 기반으로 데이터를 직접 교환·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한국형 데이터 스페이스는 단일 플랫폼에 데이터를 집중하지 않고, 독일이나 일본 사례처럼 민관 협력을 통해 규제 대응이 시급한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별 특성에 맞는 데이터 생태계가 우선 구축· 강원도지방자치단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각 산업 협회나 지자체, 대기업 지주사 단위로도 확산·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데이터 활용에 필 요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배출량 자동 산정 툴, 공공 LCI DB 등이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들어올 예정이다. 애플의 앱스토어 처럼 탄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생태계 내에서 유기적 으로 작동하게 별내지구신안인스빌 된다.
생성, 검증, 전송 전 과정에서의 정합성과 국제 통용성 확보도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EU의 ESPR,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EU 배터리 규정 등 주요 규제를 기반으로 API, 확장 가능 기업 보고 언어(XBRL) 연동 기술을 제시했다. SK주식회사 AX는 카테나-X의 데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 이터 연계 지원업체 (온보딩 프로바이더)로 공식 등록되어, 향후 한국기업들의 카테나-X의 온보딩 지원을 유연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데이터 구조를 갖춘 이유는 금융, 물류, 제조 등 민간 산업 전반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시장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으나 탄도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의 대응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제품탄소발자국(PCF) 자동 산정 도구를 제공하는 기업 ‘글래스돔’은 독일 카테나-X로부터 관련 솔루션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술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적용 가능한 수준임을 확인받았다. 글래스돔은 국제 탄소발자국 산정 및 보고지침(ISO 14067) 및 전과정평가(LCA) 기반의 산정 엔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시간 공정 데이터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함진기 글래스돔 대표는 “이번 성과는 민간 기술 기반 탄소 산정 체계의 국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라고 밝혔다.
LCA·공급망 규제 솔루션, 민간으로 확산
LCA 기반의 환경 컨설팅 전문 기업인 트레스웍스는 EU의 배터리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주요 배터리 소재, 부품, 셀 제조 기업과 협력해 원재료 채굴부터 사용 및 재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친 LCA 컨설팅을 제공하고, 법무법인 지평과 협업해 규제 해석과 전략 수립까지 통합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LCA 소프트웨어 개발사 민바이로(MINVIRO)와 협력해 배터리 공급망에 특화된 시스템도 공동 개발 중이다. 오는 12월에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하는 탄소 정보 관리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탄소중립 전문 스타트업 ‘탄소중립연구원’도 관련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이 기업은 AI 기반 탄소배출 예측 모델과 공정 데이터 연계 시스템을 결합해 배터리 및 자동차 산업을 대상으로 ESG 데이터 자동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R&D 과제에 참여하고, 제조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MCF(Manufacturing Carbon Footprint) 산정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의 공급망 제품 탄소배출량 관리 시스템(SCEMS)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 ‘LynC’를 개발해 부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 정보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정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민 대표는 “공장에서 나오는 탄소 관련 데이터를 자동으로 모으고 정리한 뒤 AI를 이용해 분석하는 것이 앞으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원 SK AX 상무. 사진=서범세 기자
[인터뷰] 박준원 SK주식회사 AX(ESG담당) 파트너
“플랫폼, 기업 ESG 정보보호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설계”
산업부의 DPP 대응 플랫폼 구축 가이드라인 프로젝트의 기술총괄을 맡은 박준원 SK주식회사 AX(ESG담당) 파트너를 만나 한국형 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략과 향후 로드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프로젝트에 기술총괄로 참여하셨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한국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유럽의 카테나-X, 일본의 우라노스 사례를 철저히 분석했고, 특히 공급망이 복잡하고 산업 간 연결도가 높은 한국 상황에 맞춘 구조를 설계했다. 단순히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정부 주도-민간 확산의 역할 구분, 중소기업 유입을 위한 공공성 확보, 국제법 대응을 위한 정책·기술 연계를 모두 반영해야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실제 시스템 구축까지 고려한 아키텍처를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 데이터는 어떻게 저장되고 전송되나.
“각 기업의 보유한 데이터는 각 기업의 환경에서 분산 저장되며, 산업별 혹은 어떤 형태의 데이터 스페이스와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커넥터, 온보딩 프로바이더 등의 기술 모듈이 활용되며 디지털 계약 기반으로만 데이터 교환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기업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쓰려면 온보딩(접속) 요건을 충족하고, 보안·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데이터 활용은 SaaS 형태의 앱스토어처럼 제공되며, 검증된 기업만 접근 가능한 구조다.”
- 금융권이나 공시 시스템과의 연동은.
“금융기관의 ESG 평가와 데이터 활용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 XBRL 같은 금융공시 포맷과의 연동을 고려했으며, 장기적으로는 금융권이 데이터 스페이스에 접속한 뒤 기업 ESG 정보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중요한 점은 모든 데이터는 디지털 계약에 따라 ‘합의된 범위’ 내에서만 공유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민감한 ESG 정보보호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설계다.”
- 국제 표준화 대응 전략은.
“핵심은 EU에서 시행 중인 규제와의 기술적 정합성이다. ESPR, CSRD, EU 배터리 규정 등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형태와 구조를 기반으로 아키텍처를 설계했고, 기술 표준은 ISO 등 국제기구 기준에 맞췄다. 당사는 최근 카테나-X의 연결 지원 제공자로 등록돼 국제 데이터 스페이스 진입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이는 향후 EU와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 디지털 전환이 기업 ESG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은 기업들이 수작업으로 탄소 데이터를 모으고, 엑셀로 협력사에 요청해 취합하고 있다. 이는 정확성도 낮고, 반복 작업에 많은 인력이 소요된다. 앞으로는 공정 데이터와 연결된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고, ESG 공시와 공급망 대응도 실시간으로 처리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AI 기반으로 규제 대응, 리스크 예측, 금융 연계 등까지 확장되며, 이는 곧 ESG가 비용이 아닌 ‘투자 대비 효율’로 인식되는 구조로 변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 SK주식회사 AX는 ESG 데이터 사업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나.
“ESG 데이터 플랫폼을 단기 기술 사업이 아닌, 중장기 인프라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DPP, 탄소 공시, 공급망 규제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이다. ESG 데이터를 둘러싼 기술 표준, 인증 체계, 마켓플레이스는 금융 인프라처럼 작동하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기술·운영·거버넌스 지원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계획이다.”
- 결국 기업 참여가 관건이다.
“그렇다. 대기업은 이미 내부적으로 디지털 전환(DT)을 기반으로 ESG 대응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공급망 전반,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참여다. 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 초기 마중물, 공공 LCI DB, 온보딩 컨설팅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유럽처럼 민간 자율시장에 맡기기보다는 한국 정부와 협회가 앞단 역할을 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 ESG 데이터 시장, 누구에게 열리나.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한 기업이 중심이 될 것이다. 단순 수집이 아닌 LCA, ERP 등 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합성 있는 산정과 분석이 가능해야 한다. 기술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회계법인, 컨설팅펌, 검증 사업자 등이 함께 생태계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 향후 AI 기술 접목 가능성은.
“AI는 이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정형 ESG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규제 대응 자동화, 공시 리스크 분석, 투자 위험 평가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진다. 특히 AI 기반의 실시간 ESG 점수 제공이나 공급망 탄소 시뮬레이션 등은 향후 주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나 제도 개선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점이 있다면.
“현재 부처별로 탄소 데이터, 환경정보, 공시제도 등이 분산돼 있어 통합적 접근이 어렵다. 정부 내 전담 부서 또는 범부처 협의체가 거버넌스를 담당하고, 산업계와 연동되는 기술 표준·법제 정비를 이끌어야 한다. 특히 공공성이 필요한 DB와 기술은 정부가 초기 투자해 마중물을 제공해야 한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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