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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조민정 기자]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세계무역기구(WTO)는 특정 산업 혹은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이 공정무역을 해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우리 정부가 산업 직접 보조금에 난색을 표하는 것은 세수 부족, 대기업 특혜 논란 등보다 WTO 눈치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WTO 체제’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보조금 규정 역시 사문화됐다. 한국을 제소할 만한 대다수 반도체 강국들이 이미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당장 미국부터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른 기업 보조금 규모가 39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440억위안(약 65조원) 규모의AST젯텍 주식
제3기 반도체 지원기금을 조성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기업이 적자를 보더라도 개발에 ‘올인’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배터리 등 다른 전략산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만 보조금 무풍지대로 남는 게 과연 ‘국익’에 부합하느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이유다.



(그래픽=증권전망
이미나 기자)


새정부 최대 과제는 ‘성장동력 확보’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데일리 의뢰로 5월 30일~6월 3일 닷새간 실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설문조사는 이같은 국민들의 인식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 세대에 걸친, 말 그대로 일반 국민 3348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했다.
건설주
주목할 점은 새 정부의 최대 중점 추진 과제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꼽혔다는 점이다. 주요 10개 정책 과제 중 1·2·3순위를 뽑아달라고 물었더니, 응답자 35.36%는 1순위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거론했다. 이를 2순위로 뽑은 응답도 14.87%로 집계됐다. 현재 초저성장 국면을 타개하려면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유니온스틸 주식
단전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저출생·생산인구 감소 대응’(21.12%)이 그다음으로 1순위 답변이 많았다. ‘의료·교육 개혁’, ‘에너지·기후위기 대응’, ‘노사관계 및 노동시장 활성화’, ‘내수 진작 및 소비 활성화’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이는 곧 국민들은 경제 성장을 이끌 새로운 핵심 산업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해석이금일상한가
가능하다.
이런 와중에 대외 리스크들은 산적해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 중국의 기술 굴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국의 부상은 배터리, 디스플레이,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한국 주력 산업들을 일제히 침몰시키고 있다. 각종 대외 리스크가 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에 얼마나 위협이 될지 1점(전혀 위협 안 됨)~5점(매우 큰 위협임) 사이로 물었더니, 4점은 47.88%, 5점은 38.56%로 각각 집계됐다. 평균 점수는 4.22점이었다. 1점과 2점은 각각 0.54%, 1.73%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첨단산업 보조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새 정부가 주요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42.68%로 나타났다. 주요국보다는 덜하지만 지원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절반이 넘는 52.84%에 달했다. 응답자 95.52%, 즉 대다수 국민들이 이재명 정부가 산업 보조금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 77% “네거티브 규제 전환해야”
국민들은 기업 규제 완화도 적극적이었다. 네거티브 규제(법률·정책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로 바꿔가야 할지 여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25.00%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답변은 51.91%였다. 응답자 76.91%가 네거티브 규제 방식에 호의적이라는 뜻이다. 현재 한국의 규제는 포지티브(법률·정책에 허용 사항을 나열하고 나머지는 허용하지 않는 방식) 중심이다.
이 때문에 기업 활동에 제약이 많다는 볼멘소리가 산업계에서 꾸준히 나왔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면 사법 처리까지 받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잠재해 있는 탓이다. ‘불법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 등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내외 복합 위기를 타개할 첨병은 기업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새 정부도 임기 초 이같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실용주의’를 천명하면서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 지원하고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이데일리 공동 설문조사 개요]
△조사기간 : 2025년 5월 30일 ~ 6월 3일
△조사대상 : 3348명
[연령] 20대 미만 9.9%, 30대 31.0%, 40대 37.1%, 50대 12.6%, 60대 5.8%, 70대 3.0%, 80대 0.7%
[성별] 남성 43.5%, 여성 56.5%
△조사방법 :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소플·so:ple) 활용한 온라인·모바일 설문조사
김정남 (jung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