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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


ⓒ 윤성효











나의 반석이신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윤성효




"실망이다. 부끄럽다. 걱정스럽다."

10일 사무소 시범 운영 첫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아래 민주전당)을 찾은 김주열(1944~1960) 열사의 옛 마산상업고등학교(현 용마고) 입학동기인 김영만(81)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이 한 말이다. 창원시는 2024년 4월 착공했던 민주전당을 완공하고 6·10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국·도·시비가 들어간 민주전당은 문화재인 김주열열 개인회생보증인대출 사시신인양지(경남도 기념물 제77호) 인근에 있고 3·15해양누리공원에 들어섰다. 창원시는 조만간 정식 개관에 앞서 이날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3층으로 된 민주전당은 상설전시실, 아카이브, 도서관, 지역특화전시실, 다목적전시실, 민주홀, 교육영상실, 빛의계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 현관에 들어서면 민주홀부터 만나게 된다.
야간상담'이승만'은 빠져 있고 그냥 '자유당 정권'으로만 표기
민주홀 벽면과 유리창에는 마틴 루터 킹, 존 에프 캐네디, 윈스틴 처칠, 마하트마 간디, 에이브러햄 링컨, 알렉시스 드 토크빌, 토마스 제퍼슨, 장자크 루소, 아리스토 텔레스 등이 남긴 민주주의 관련한 명언들을 새겨 놓았다.
이런 본 사람들은 "고 김대중·노무 은행예금이자 현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주주의와 관련해 남긴 유명한 말들은 찾아볼 수 없다. 3·15와 4·19, 6·10, 5·18을 겪으면서 시민들이 남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담긴 말들이 많은데 하나도 없다"라며 "마치 이곳은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 아니라 세계민주주의전당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홀 옆 계단을 올라가 2층에 있는 다목적전시실에 들렀더니, 어린이들의 민주주의 관련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민주주의와 친구들"이라고 해서 민주주의를 '평등·자유·존엄·균형'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쉬운 우리말이 아니라 외래어 '이퀄론·프리스·노블리·발라스'라고 쓰여있다. "하늘에서 박스가 떨어졌어"라는 설명이 있는데, '상자' 대신 '박스'라고 쓰기도 했다.
'평등' 공간에는 여러 개의 시계가 전시되어 있다. 이를 본 김영만 고문은 "인권 평등을 표현해야 한다. 시간의 평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상설전시실과 다목적전시실 사이에 있는 지역특화전시실은 창원(마산) 관련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마산항 개항부터 일제강점기, 산업화, 근대화 등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일제강점기에 해당되하 "1930년대 마산, 근대 도시로의 변화"라는 전시물에는 '근대도시', '도로망 정비', '상업과 물류 중심지', '서구식 도시 주고', '근대화된 항만 도시' 등이라고 서술했다. 이를 본 이춘 작가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가 일제에 수탈을 당한 기록은 없이, 근대화 되었다는 표현 뿐"이라고 지적했다.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사진은 지역특화전시실의 전시물.


ⓒ 윤성효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윤성효




산업화 과정에 대해 "넓은 바다를 품은 마산만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며 관련 사진을 배치했다. 이에 대해 김영만 고문은 "박정희정권 독재의 인권침해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 없이, 산업화만 강조했는데 이는 결국 박정희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설전시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룬 공간"이라고 안내되어 있었지만, 3·15와 6월항쟁 등 창원마산에 관련된 내용 위주이며, 3·15에 영향을 미친 대구 2·28 뿐만 아니라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설명 역시 일부에 그쳤다.
3·15 때 행방불명 되었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어 촉발된 4·11민주항쟁(2차 3·15의거)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그러나 참여한 시민의 숫자를 '3만여 명 시민 봉기'로만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만 고문은 "시위에 참여한 숫자는 논란이 있다. 일부 자료에는 4만 명이라고 한다. 당시 어린 아이도 엄마 등에 업혀 시위에 참여할 정도였다"라며 "논란이 되는 숫자를 특정할 게 아니라 '대부분의 시민'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연표에서 이승만·박정희정권 때 했던 개헌에 대해 단순히 '헌법개정' 내지 '개헌'으로 표기를 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이를 본 김 고문은 "모든 개헌이 다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데 독재를 위한 정권 연장 수단으로 했던 개헌은 그 연유와 이면까지 기록을 해야 한다. 지금 표기 형태를 보면 보수주의자들이 말하는 '팩트'에 의한 기록일 뿐이다. 민주주의전당에 보수주의자들의 시각을 의식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국정농단에 의해 2017년 3월 10일 이루어졌던 대통령 박근혜씨의 파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라고만 표현이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김 고문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던 촛불혁명에 대해 표현했어야 한다"며 "지금 윤석열씨는 재판 진행 중이라 빼더라도 촛불혁명은 설명했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3·15의거 등을 표현한 전시물에서 대부분 '이승만'은 빠져 있고 그냥 '자유당 정권'으로만 표기하고 있다. '이승만'은 연표에서 취임·하야까지 세 번만 나온다.










▲ “이승만 독재 내용도 없고… 이게 무슨 민주주의전당이냐” [현장영상] ⓒ 윤성효



김 고문은 "안내문에 이승만은 없고 자유당정권만 있다.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역에도 보면 이승만을 영웅화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의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전당인데 그런 사람을 의식할 필요가 있느냐"라며 "독재를 누가 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이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제대로 표기를 하려면 '이승만 자유당정권'으로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4·11민주항쟁을 소개한 전시 공간에는 유치환이 쓴 시 "안공에 포탄을 꽂은 꽃"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썼다. 유치환은 친일시인 유치진의 동생으로, 그가 남긴 <수> 등의 작품에 대한 친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고문은 "3·15, 4·19 당시 유명한 시인은 거의 대부분 시를 써서 당시 항거를 나타냈다. 그 많은 시 가운데 하필 말썽이 많은 유치환의 시를 갖다 놓을 게 뭐냐. 시를 선정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5·18민주화운동은 "군부의 잘못된 교훈, 더 깊어진 탄압"이라는 제목으로 한 설명글이 전부이고, 3·15의거에 영향을 미친 대구 2·28민주화운동도 일부만 설명하고 있다.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윤성효




"민주주의전당이 앞으로 많은 비판을 받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전시물을 둘러본 김영만 고문은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이라면 대구, 광주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우리나라 전체 민주주의 관련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 대구나 광주시민이 이곳에 와서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다. 국민 세금으로 지은 민주전당인데 왜 한 줄 뿐이냐며 항의를 할 것 같다. 창원시민으로서 부끄럽고 걱정스럽다"라며 "2·28이나 5·18을 하나의 공간으로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민주전당 착공부터 시범운영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다. 내부 전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와서 보니 실망이 크다. 전시된 걸 보니 민주주의전당이라 할 수 없다. 김주열열사 시신 인양지 옆에 참 좋은 공간이 생겼는데, 그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민주주의전당이 앞으로 많은 비판을 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함께 민주전당을 둘러본 이춘 작가는 "전시물 가운데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만든 한 그루 한 그루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한 소망이자 밝은 빛이 되어 오늘의 대한민국을 비추고 있다'라는 표현이 있더라. 그런데 우리 민주주의는 평범하고 아름다운 말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라며 "민주주의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과 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그런 걸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핍박 받고 징역을 살고 인생이 바뀐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역사를 이 공간에서는 볼 수 없다"라며 "민주전당이라면 그런 아픔을 보여 주고 앞으로는 민주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주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민주전당은 박물관 화석 같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쾌영 창원시문화시설사업소장은 "전시물은 지역 전문가, 교수들의 자문을 얻었다"라며 "시범운영을 하는 목적이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말씀해 주신 부분은 전문가 의견을 거쳐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무학초등학교 학생과 해운어린이집 원생들이 초대되어 전시 공간을 둘러봤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은 오는 29일 개관식을 한다.

[관련기사]
"드디어 문 여는 민주전당, 김주열 열사가 자리 확보해 놓았던 셈" https://omn.kr/2e1tm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5.18 관련한 유일한 자료.


ⓒ 윤성효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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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사진은 지역특화전시실의 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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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사진은 다목적전시실의 전시물.


ⓒ 윤성효












▲  6월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사진은 다목적전시실의 전시물.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