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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 대결의 대리전 성격이 강하다. 현재의 강대국인 미국과 강대국 부활의 야심으로 무장한 러시아의 대리전 기제가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러-우전쟁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역할과 입장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그래서 3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나마 드디어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종전(혹은 휴전)을 위해서 2025년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만난 것은 그 자체만으로 주목을 받았다. 잘만 되면 ‘세기의 외교’로 기록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으로 국민행복기금이란 평가되지만, 사실 막후에는 ‘심리전’과 ‘무력현시’가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부터 일찌감치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very seve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면 고강도 심리전을 전개했다. 그리고 회담 당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역대 최강 전투기로 평가받는 F-22를 주기시켜놓고, 하 신민저축 늘에서는 B-2 전략폭격기와 F-35 전투기 편대가 굉음을 내며 창공을 갈랐다. 무력현시 카드를 외교전과 함께 가동한 것이다.
이처럼 심리전과 무력현시를 전격 가동시켰지만, 알래스카 회담은 최종합의 없이 끝났다. 이번 회담이 탐색전 성격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결렬’로 치부할 수도 없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개인회생 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쟁점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도 최종합의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하면서 쉽지 않은 여정이 남아있음을 예고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근본 원인이 제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통상적으로 양 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이미 상당 수준으로 휴전 혹은 종전에 의견의 일치는 본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자 상식적 대구광역시지방자치단체 인 판단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일부 진전”을, 푸틴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서 그쳤다는 점에서 “세기의 외교”와는 거리가 먼 성적표다. 냉철하게 평가하면 대척점을 양국의 정상이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그런데 당장은 푸틴이 더 많은 이득을 챙기는 모양새가 보인다. 우선 트럼프 면전에서 “전쟁의 근본 원인” 문제를 언급하면서 중 학비 재자 미국에게 숙제를 떠넘긴 셈이 되었다. 푸틴은 트럼프 앞에서 러-우전쟁의 책임을 자신이 아닌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있다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전쟁 개시부터 지금까지 줄 곳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을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3.5년 이상의 전쟁에서도 단 하나의 양보도 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러시아는 유라시아 전장에서 자신의 군사적 공세를 이어가는 명분을 강압하고 나아가 상당 수준으로 시간을 버는 전략적 이득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2차 미러 정상회담 장소로 모스크바를 제안한 것은 시간을 벌어 외교의 시간 동안에는 미국이 대러 강경책을 펼치지 못하게 구속하고 이를 통해 나토 및 유럽의 공조를 흔들려는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을 고려시 미러 정상회담 시즌 2 시나리오의 전개가 매우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종전을 위한 여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할까. 첫째, 현상유지 시나리오다. 현재 러시아는 크름반도를 합병한 채 군사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는 이러한 현상을 소모전으로 장기화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 점령을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발판으로 푸틴은 트럼프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인지전과 심리전을 혼용하는 전법을 구사할 수 있다.
둘째, 단기적 휴전 시나리오다. 현재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현 전선을 그대로 잠정 동결시키고 휴전에 합의한 후 이어서 종전 협상을 전개하는 것이다. 휴전기간 동안 미국은 유럽군이 휴전 상태를 관리하도록 러시아를 설득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현재 러시아는 유럽군의 배치도 거부하지만, 유럽군은 최소한 나토군은 아니라는 점에서 휴전 기간에 잠정적으로 수용하는 옵션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러시아가 완전 승리로 종전이 되는 시나리오다. 크름반도를 포함해서 현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을 러시아의 영토로 귀속시키면서도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 약속도 받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도 중단하는 시나리오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일부 조건이 완화되거나 빠지는 방식으로 변용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으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시나리오는 모두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뿐 아니라 국제안보 측면에서도 부정적 파급효과가 도사리고 있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만 2차 미러 정상회담이 ‘세기의 외교’로 기록되고, 트럼프가 원하는 노벨평화상에도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