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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가꿔온 삶의 터전인데 많은 사람들이 떠나야 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산불을, 지난달엔 산사태를 겪은 경남 산청 주민들 얘기입니다. 그제(4일)도 많은 비로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불안함에 계속 이곳에 살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산청 주민들과 24시간을 함께했습니다.
[기자]할머니는 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앞마당에 야생화를 심었습니다.
언제든 자연과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몇 달 전 봄날 모든 순간이 멈췄습니다.
[홍점자/경남 산청군 구평마을 : 어느 날 막 불이 타는 것을 보면서…너무 정말 슬펐어요. 내 평생에 봄을 몇 번 볼 수 있을까. 한국대 마지막 잡고 싶은 건 자연인데…]
매일 불에 그을린 흔적을 지워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집에 물이 들이쳤습니다.
[홍점자/경남 산청군 구평마을 : 물이 막 들어와서 문이 안 열렸어요. 금방 물이 차올라서 강아지만 안고… 우리 복실이. 복실아. 순해요. 강아지를 안고 가는데 내가 돌이 미끄러워서 물에 잠 경희대 대학원 기니까 내 머리 위에 막 올라갔어요.]
평생 살아온 이웃들 상황은 다 비슷했습니다.
[홍점자/경남 산청군 구평마을 : 물살이 막 파도를 치면서… 이 집 할머니가 혼자 사시거든요. 여기서 물살에 쓸려서 어디로 실려 가더래요. 그래서 이 구석에서 이 나무를 잡고 2시간을 버텼다고…]
홀로 지내다 물에 휩쓸렸 공인인증서 발급 던 할머니는 이웃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강희순/경남 산청군 구평마을 : 무슨 빵을 잡수실지 보자. {어머니, 빵 안 주셔도 되는데…} 이거 그거 한다고 주는 것 같아. 우리 수해 봤다고. 이거 잡수소. 배고프니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생각하면 누군가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강희순/경남 산청군 구 제2금융권학자금대출추천 평마을 : {어떻게 이겨내고 계세요?} 어쩌겠나, 이겨내야지. 포크레인 바가지. 푸는 바가지 있지. 그 안에 태워서 (나를) 데리고 가는 거야.]
그렇게 쏟아졌던 비는 지금 또 쏟아집니다.
그래도 함께 이겨내야 합니다.
[홍점자/경남 산청군 구평마을 :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도 안 들어와서 밥도 거의 못 개인파산면책개인회생헬프119 해 먹었어요. 맛보실래요? {맛있어요.} 맛있어요? {김치 자체가 맛있네요.} 네. 제가 배추 심은 거거든요.]
[강희순/경남 산청군 구평마을 : {수박 드세요, 수박.} 머리 닦았나. 아이고, 예쁘다.]
또 다른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길로 달려왔는데 지금은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도로가 완전히 끊겼습니다.
그래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막히고 무너진 길을 돌아, 이곳을 찾은 사람은 취재진만이 아니었습니다.
[오기환/경남 산청군 상능마을 : 들어갈 수 없겠습니다. 다 무너졌어. 이거 어떡해. 큰일이네, 진짜. 예전처럼 동네 마을 주민들이 다 같이 모여서 오순도순 사는 게 꿈이죠.]
산사태로 땅이 무너지고 기울어져 이 마을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오기환/경남 산청군 상능마을 : 부모님 너무 자상하고 참 법 없이도 살 분이었죠. 집을 또 직접 지으셨어요. 우리가 어렸을 때 자랐던 곳이거든요.]
고향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려고 찾아왔지만 결국 돌아서야 합니다.
산불과 산사태를 모두 겪은 이곳 주민들은 끝내 평생 자라온 고향 마을을 떠나야 한다고 합니다.
내 집과 내 이웃을 지키고 있는 이들 역시 언젠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잠들지 못합니다.
지금 이 재난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만 기록한다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작가 강은혜 VJ 김진형 영상편집 김동준 취재지원 장민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