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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산 위기’였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승인한 가운데 일본제철이 현지 생산에 방점을 찍고 총 281억 달러(약 38조5700억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3위 ‘공룡 철강사’ 출범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서도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막혔던 인수전이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지난 2023년 차량유지비규정 12월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 4월에는 주주들의 승인도 받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제동을 걸면서 무산될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외국업체의 미국 기간산업 인수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국방물자생산법)을 받아야 하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당시 CFIUS는 합병 폐기 기한을 오는 6월 18일로 정했고, 기한을 공무원대출신청 앞두고 일본제철이 극적 반전을 이뤄냈다.
일본제철은 기존 인수금액 141억 달러, 여기에 140억 달러의 추가 투자금을 더해 US스틸 인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계 3위 철강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부수적인 효과도 크다. US스틸은 앨라배마와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펜실베니아, 텍사스 등 최근 철강수요가 늘어나고 투자신탁 있는 주요 거점에 4만3000에이커(약 5263만평)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미네소타주에는 경제적 가치가 확인된 부분만으로도 현재 매장량이 9억톤 이상에 달하는 두 개의 철광석 광산(민택·미택)도 확보하고 있다. 일본제철의 투자금만 들어가면, 미국 현지에 생산을 늘릴 기반은 명확하다는 의미다.
반면 이번 인수가 국내 철강업계에 예금금리계산기 부담으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 업체들과 미국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철강 쿼터제’ 협상에서 우리 업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바 있다. 미국 철강업계가 집계한 지난해 수입 비중을 보면 국내산이 9.7%, 일본산이 4.1%로 2배 이상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신한은행 적금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해외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여하기로 했고, 일본제철이 현지 직접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리게 되면 국내업계에 직접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이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설립하는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의 방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고부가제품으로 꼽히는 자동차강판 시장을 놓고 현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US스틸의 미국 자동차강판 생산량은 ‘플랫롤드’(일반 고로) 기준 338만9000톤, ‘미니밀’(전기로) 기준 1만4000톤에 달한다. 미니밀은 최근 인수한 자회사 ‘빅 리버 스틸’을 통해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다. 일본제철이 앞서 “US스틸과 미국 현지에서 고급 전기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제철과 현지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철광석과 부동산까지 현지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이 현지에 들어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업계의 수출이나 현지사업에 있어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