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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기구의 운전대는 관료가 쥐어야 할까, 민간이 잡아야 할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반복돼온 이 논쟁이 이재명 정부의 정부조직개편 확정안 발표를 앞두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조직 개편의 키를 쥔 국정기획위원회는 ‘금융위원회 이분화’를 기본 방향으로 잡고 대통령실과 협의 중이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산업정책 기능을 떼어내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감독정책 기능을 모아 새로운 감독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 현대스위스 저축은행 토하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엔 금융위 관료조직을 쪼개 둘로 나누는 단순 업무 조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정은 그리 간단치 않다. 관료와 민간 조직 가운데 누가 감독 기능을 맡아야 하는지를 둘러싼 뿌리 깊은 쟁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논쟁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 경제의 목줄을 신한은행직장인 쥔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감독 기구의 독립성을 요구했다.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전반을 관장한 재무관료의 관치 탓에 외환위기가 왔다는 문제의식이 가장 컸던 탓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설됐고, 은행·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나뉘어 있던 감독 기능을 통합해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의 민간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출범했다.
실질적 검사 권한은 대학생 국가장학금 금감원이 행사하며 안건을 상정하면 합의제 기구인 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였다. 금감위 사무국엔 예산·회계 등 행정업무를 담당할 공무원 10명 안팎만 남기기로 했다. 통합 감독기구의 모델을 설계할 땐 감독정책의 주도권을 민간에 쥐어줬다는 얘기다.



하지만 관료조직은 이후 아파트담보대출금리비교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1998년 11명(행정직 기준)으로 출발한 금감위 사무국은 금융위로 통합되기 직전인 2007년에는 77명까지 불어났다. 특히 2004년에는 금감원이 맡아오던 감독규정 제·개정권과 위원회 안건 상정권을 금감위 사무국이 되찾아왔다. 감독정책의 실질적 권한이 다시 공무원에게 돌아간 것이다.
이후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신입생 학자금대출 금융정책과 감독의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로 두 기능을 일원화해 금융위원회로 통합했고, 금융 관료조직은 250명 규모로 늘어났다. 반면 직원 수가 2천명에 이르는 금감원은 검사·제재 실무만 맡는 조직으로 권한이 축소됐다. 정부조직 개편 업무에 정통한 한 관료는 “헌법상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며 “민간이 정부의 위탁을 받아 조사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국민 권리를 제한하는 행정 행위는 공직자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기구는 정부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는 주장도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관료가 정책 및 감독 권한을 모두 가지면 산업육성 정책에 휘둘려 감독이 뒷순위로 밀리는 구조가 반복돼 금융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감독 권한을 쥔 관료들이 금융권을 정책 수단으로 동원할 유인이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 모델과 같은 독립적인 민간 조직으로 감독기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법학)는 “감독기구에 관료들이 들어와 의사결정권을 쥐면,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감독정책이 흔들리는 부작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