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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넷플릭스와 TF1 로고



OTT 역사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 사건(milestone)이 발생했다. 넷플릭스와 프랑스의 최대 지상파 방송사 TF1이 손을 잡았다. 2026년 여름부터 프랑스 내 넷플릭스 가입자는 TF1의 생방송 TV 채널과 OTT 서비스 TF+를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기존 방송사의 생방송 채널을 넷플릭스 플랫폼에 통합하는 첫 사례로, 지난 근로자주택구입대출 해 12월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 권투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한 일회적 사건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를 보면서 넷플릭스는 점차 영상 산업의 블랙홀이 되어 '통합 TV 플랫폼' 또는 '슈퍼앱'으로 성장는 비전을 세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기존 영화나 드라마를 이용자가 보고 싶은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던 넷플릭스가 시간을 통제할 LTV DTI 수 없는 실시간까지 넘보고 있을까? 왜 TF1은 프랑스 최고의 지상파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넷플릭스의 어깨에 올라탄 것일까?
먼저, 모든 협력이 그렇듯이 이번 발표도 갑자기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동안 넷플릭스와 TF1은 '레 콩바탕트(Les Combattantes)', '라장스(L'Agence)' 등을 공동 제작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 대학생자동차유지비 로 성사됐다. 두 콘텐츠는 한국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며, MBC가 '피지컬: 100', '나는 신이다'를 넷플릭스에 공급한 사례와 동일하다.



▲ 드라마 '레 콩바탕트(Les Combattantes)' 포스터



노동부 TF1의 입장에서 보면,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전통 TV 시청자뿐 아니라 넷플릭스의 젊고 디지털 친화적인 20~30 가입자까지 도달 범위를 넓힐 수 있다. TF1은 프랑스에서 2024년 말 기준으로 26.8%의 시청 점유율을 차지한다. TF1+는 프랑스 방송사 연합 OTT인 살토(Salto)가 2023년 3월 종료된 이후 TF1이 2024년 보이스피싱 1월 TF1, TMC 등 생방송 채널과 VOD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OTT 서비스이다.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월 5.99유로를 내야 한다. TF1+의 일일 이용자는 40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플릭스패트롤은 프랑스 OTT별 가입자를 넷플릭스 1357만 명, 아마존 프라임 950만 명, 디즈니+ 567만 명, HBO 맥스 339만 명, 카날+ 223만 명으로 밝혔다. 이처럼 TF1은 자사 OTT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넷플릭스와 제휴했다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보면, 프랑스 가입자들에게 TF1의 실시간 방송 및 기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규 가입자를 증가시켜 구독 수입을 추가로 창출할 뿐 아니라 광고 수입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 있다. 권투, 골프, NFL(미국 풋볼 리그) 등 스포츠 이벤트를 중계하면서 실시간까지 넘보는 인상을 주었는데 이번에 그 야심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프랑스는 가장 적극적으로 자국 문화 보호와 육성을 위해 글로벌 OTT를 규제하는 국가이므로 넷플릭스에게 있어 이 합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프랑스는 넷플릭스 투자 콘텐츠의 IP 독점 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고, 프랑스 내 수익의 최소 20%를 유럽 제작에 투자해야 하고,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지 않으면 칸 영화제 출품을 금지하며, 극장 개봉 후 15개월이 지나야 넷플릭스 등 OTT에 공개가 가능하고, 프랑스 콘텐츠의 30% 이상을 제공해야 하는 등의 규제가 많다. TF1과의 넷플릭스 제휴는 이런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
넷플릭스는 카날(Canal)과도 제휴를 맺었다. 2025년 7월부터 Canal+ 가입자는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카메룬 등 아프리카 24개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Canal+의 유료TV 플랫폼을 통해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820만 명의 가입자를 증가한 셈이다. 플랫폼의 힘은 구독자와 구독 시간이다. 프랑스에서 넷플릭스의 TF1 실시간 채널의 방송 모델이 성공하면 이는 프랑스 내 다른 채널로, 다른 국가로 확장할 것이다.
넷플릭스의 방송사 채널 통합은 다른 국가로 지속될 것인가? 일단 미국에서는 힘들 것 같다는 전망이다. 헐리우드리포트에서는 미국 방송·케이블 시장이 수십 년간 유료TV(케이블·위성) 중심의 수익 구조와 번들 판매(채널 묶음) 모델이 최적화되어 있고, 주요 스튜디오들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디즈니+, HBO 맥스, 파라마운트+, 피콕 등)에 집중하고 있어 넷플릭스와의 직접적인 채널 통합은 경제적·전략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포스터



그럼 국내는 어떨까? 당장 그럴 전망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프랑스의 지상파 연합 OTT 플랫폼 살토가 2년 만에 실패한 사례가 있어 이번 제휴는 국내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통합해도 적자가 지속이 된다면 더 수익이 날 수 있는 모델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를 위해 지상파 3사가 뭉쳤다가 '피지컬: 100'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공한 MBC나 구작 라이브러리 제공과 오리지널 드라마 공급 등의 계약을 한 SBS처럼 지상파 방송사의 연대는 매우 느슨한 관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TF1과 넷플릭스의 제휴 관계가 향후 미디어나 OTT 시장을 어떻게 바꿀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