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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월4일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 1차 공판을 시작으로 12월18일 9차 결심 cd금리상승 의 사형 구형까지 ‘10·26 사건’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재규는 재판 과정에서 시종일관 의연한 태도로 자신의 ‘민주혁명 성공’을 주장했다. 어느날 재판정에서 피고인석으로 다가오는 가족들을 보고 환한 얼굴로 말을 건네는 김재규. <격동의 80년대> 중에서


“나는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고 대환대출조건 갑니다. 나의 부하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1980년 5월24일 오전 서울구치소 사형장에 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살아서 마지막으로 남긴 짧은 두 마디다. 불과 7개월 전인 1979년 10월26일 김재규는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권총으로 살해했다. 이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아 형이 집행된 그의 아파트 매매 대출 금리 죄명은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 미수다. 국가의 헌정 질서를 전복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려는 내란을 목적으로 대통령을 살해했다는 것이다. 김재규는 ‘박정희 유신 독재 종식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법정에서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속전속결로 진행된 1심(1979년 12월20일)과 2심(1980년 1월28일) 선고는 모두 사형이 인터넷대출신청 었다. 1980년 5월20일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한 지 나흘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형장에서 생을 마감한 지 45년 만인 2025년 김재규의 내란 사건이 법정으로 다시 소환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지난 16일 김재규 재심 사건의 첫 재판을 열었다. 김재규의 유족들이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한 지 5년 만이다.
청약저축 가입조건앞서 2020년 5월 유족들은 ‘10·26 사건’ 재판이 졸속으로 이뤄졌고, 변호인 조력권이 침해된 데다, 수사과정에서 가혹 행위가 있었다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를 심리한 서울고법은 5년 동안 고심을 거듭한 끝에 ‘수사과정에서 가혹 행위가 인정된다’는 사유로 지난 2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의 재항고를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김재규의 재심 개시는 지난 5월13일 최종 결정됐다. ‘10·26 사건’ 발생 45년 만으로, 공교롭게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역사 속에 잠들어 있던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재판을 받는 해에 나온 것이다.
45년 만에 법정에 제출된 김재규의 ‘항소이유서’
반세기에 가까운 시차를 두고 선포된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두고 2025년 서울 서초동 두 개의 법정에서는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지게 됐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윤 전 대통령과 달리 김재규는 1979년 10월 자신을 사형장으로 이끈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입증해야 한다. 1979년 10·26 사건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른 최규하 국무총리는 혼란을 수습하려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 당시 전두환이 이끈 합동수사본부가 “내란 목적의 살인 사건”이라고 결론짓고 김재규를 군사재판에 넘겼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김재규의 재심 사건 첫 재판에서 재판부는 “원심 판결은 1979년 12월 20일 선고됐고, 피고인 쪽이 1980년 1월20일자로 항소 이유서를 제출했다. 항소인 진술을 해달라”는 말로 재판을 시작했다. 재심 사건은 1심 판결의 잘못부터 바로잡아달라고 판단을 다시 구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청구인(김재규 유족)이 1심에 불복하는 이유를 항소이유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게 된다.
김재규의 항소이유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0·26 사건’ 다음날 선포된 비상계엄(10·27 비상계엄)의 위헌성에 따라 군사재판 역시 위법했고, 비상계엄 이전에 발생한 김재규의 행위는 민간인 신분이어서 군사재판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김재규에게 적용된 내란죄는 국헌 문란의 목적성이 없다는 것이다.
김재규의 변호인은 첫 재판에서 항소이유서 요지를 설명하면서 “여러 가지 역사적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사법적으로 과연 어떠한 이름을 붙일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두환의 내란죄는 단죄됐고, (10·26과 관련해) 내란방조죄 혐의를 받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마찬가지로 김재규에 대해서도 사법적 정의가 회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10·26 사건 직후인 1979년 12월12일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은 12·12 쿠데타 당시 김재규의 내란을 방조한 혐의를 내세워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을 군사재판에 넘겨 징역 10년이 선고됐으나, 정 총장은 1997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재규 쪽 조영선 변호사는 ‘10·27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관련해 “어떠한 비상계엄 및 포고령을 발령할 전시사변에 준하는 비상사태도, 군사상 필요성도 없었다. 따라서 1979년 10월27일자 비상계엄 및 포고령 제1호는 요건 등을 갖추지 못한 위헌이다. 따라서 당시 보안사, 군사법경찰관 및 군검찰관 모두 민간인인 김재규를 체포해 수사할 권한이 없었고, 군법회의 역시 피고인을 재판할 권한이 없었다”고 밝혔다.
‘10·26 사건 군사재판의 위헌성’과 관련해서도 조 변호사는 “이 사건은 비상계엄 발령 전날 19시경 발생했다. 비상계엄 발령 전에 발생한 민간인의 행위에 대해 보안사 등 수사기관이 수사할 수 있는지, 군법회의의 재판 관할 내인지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계엄령 발령 전까지 수사 및 재판 관할을 넓히게 된다면, 계엄령 발령 이전 행위까지 무한정 인정하게 될 뿐 아니라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 발령 이전 일상적 상황까지 군에서 수사하고 군법회의가 재판하는 것은 계엄 목적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이 45년 전의 김재규를 불러왔다”
김재규의 재심 사건 첫 재판에선 김재규의 변호인이 1979년 ‘10·27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소환되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10·27 비상계엄과 12·3 비상계엄은 45년 만의 데자뷔”라며 “윤석열이 다시 45년 전의 김재규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윤석열 탄핵심판에서 (12·3 계엄에 대해)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헌법, 계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과거 ‘긴급 재정 경제명령과 관련해서는 위기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전·예방적으로 선포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1979년 ‘10·27 비상계엄’의 불법성이 인정됐다면 2024년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내란 사건도 없었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조 변호사는 “손오공의 여의봉 같은 비상계엄의 악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이를 보여준다. 1979년 사법부가 ‘이것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면 그런 역사가 반복될 수 있었을지 사법부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요. 결코, 저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혁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1심 피고인 최후진술 중)

조 변호사는 세 번째 항소 이유인 ‘내란의 목적성이 없어 내란죄는 무죄’라는 주장과 관련해선 “이미 최근에 윤석열 재판을 통해서 내란이라는 것을 학습한 바 있다. 이는 대통령 박정희 개인에 대한 살인 사건이지 국헌 문란이 아니다. 김재규는 박정희를 살해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한다는 목적이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이나 폭동 을 야기할 만한 다수인의 결합이 없었고, 사전 준비행위나 역할 분담, 공모행위 등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항소 기각’ 의견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 검찰
검찰은 이날 “재심사건이다 보니 입장을 바로 밝히기 어렵다.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것을 보고 하겠다”며 김재규 쪽의 항소 이유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재규에 대한 ‘항소 기각’ 의견도 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 쪽에 ‘(1979년 10·27 비상계엄 선포 당시) 시국 상황과 북한과의 대치 상황, 국무회의 관련 회의 자료 등 비상계엄의 위헌 여부 심리를 위한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검찰 쪽에 요청했다. 향후 재판 상황에 따라 1980년 당시 김재규의 국선변호인이었던 안동일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수도 있다.
다음 기일은 오는 9월5일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항소와 관련한 검찰의 입장을 듣고, 증거관계 등을 정리할 계획이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