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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아들에게 사제총기로 총격을 가해 살해한 피의자가 중국인이라는 허위 정보가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혐오에 기반한 추측성 주장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SNS에는 지난 20일 밤 인천 송도에서 60대 남성 A씨가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A씨를 중국인이라고 추측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송도 총기사건의 가해자는 한국으로 귀화한 중국인이다', '공산당과 한국자산관리공단 시진핑을 욕해서 총기를 발사했다' 등이다.
경찰은 A씨가 중국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의혹이 퍼지고 있지만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중국인 음모론은 일부 SNS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계속 확산했다. 극우 성향의 한 단체 할부중고차담보대출 대화방에는 '(범행 장소) 아래층 주민 말로는 범인이 중국인이 맞다고 한다', '귀화한 것이 맞다' 등 메시지가 공유됐다.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를 접해 음모론을 믿게 된 시민도 있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인터넷 댓글을 보니 중국 국적인데 귀화한 거라더라"며 "외국 국적 아버지가 아들을 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회생비용 피의자의 국적뿐 아니라 가족 관계,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추측성 루머도 잇따랐다. A씨가 이혼으로 인한 가정불화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이어지자 유족들이 반박 입장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유족 측은 22일 공개한 입장문에서 "피의자의 범행에 어떠한 동기가 있었다는 식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바로 잡고자 한다"며 갤럭시s거치 "유족들이 더 이상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인천 총격 사건이 발생한 20일 밤 이후 온라인에선 피의자에 대한 허위정보가 담긴 추측성 글들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사진=SNS 갈무리.
디딤돌 수학

전문가들은 특정 국적에 대한 혐오가 허위 정보에 기반해 확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혐오 정서와 가짜뉴스는 항상 패키지로 간다"며 "건강하고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려면 사회구성원들이 거짓된 혐오성 정보가 잘못된 것임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느 나라에서나 경제가 어려워지면 그 책임을 외국인에게 돌리려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경제적으로 많이 성장한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견제론이 이번 음모론에 뿌리 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추측성 글을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네티즌들이 진실을 규명하려고 올리는 글들이 결과적으로 유가족에 2차 가해를 끼칠 수 있다"며 "수사당국에 신뢰를 갖고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