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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대구·구미)=이영기·안대용 기자] “갸는 싫고, 쟈는 더 싫다. 양자구도로 이래 가니까 엄청시리 싫다. 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하나는 대통령 될낀데 진짜 상상도 하기 싫은기라.” (대구 경북대 근처에서 만난 50대 남성)
“가게 오는 손님들 중에 ‘아 국민의힘 그것들 꼴도 보기 싫다’카는데 ‘그래도 찍어줘야 된다 안 카요’하면 알겠다고 하제.” (경북 구미시에서 만난 60대 남성)
“과거 선거철 대구에서는 어느 술집을 들어가든 야당(민주당) 후보 욕이 들렸제. 이번 대선에는 그런 소리 듣기 힘들지. 사람들이 중국성적 말조심하는 거 같다.”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50대 남성)
지난 21일 오전 대구광역시 중구 서문시장. 이영기 기자.
6·3 대선이 2주 안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21일, 헤럴드경제가 대구광역시와 경북 구미에서 만 아이폰신용불량 난 유권자들의 표심에는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대구와 구미를 포함한 TK(대구·경북) 지역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릴 만큼 보수 성향 정당의 지지도가 높은 지역이다. 전국 단위 선거마다 보수정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는 터라 전통적 텃밭으로 꼽힌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대구의 경우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는 75.14% 득 아르바이트 야간수당 표율을 기록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1.60%를 얻는 데 그쳤다. 경북에선 72.76% 대 23.80%를 기록했었다. 전체 득표율에서 0.73%포인트(p)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던 걸 감안하면 TK에서의 압도적 승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승리를 견인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헤럴드경제가 만난 TK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은 마냥 일방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 적인 분위기를 보여주진 않았다. 특히 12·3 비상계엄의 여파와 국민의힘 단일화 내홍 등을 질책하며 ‘단죄론’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김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각각 뛰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국내 자동차 회사 지난 2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차 뒤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영기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인데, 최근 대구 유세에서 “재매이(재명이)가 남이가”라며 사투리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이재명 뽑을 거다.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라는 건 옛 얘기다”라며 “드러내놓고 말은 못해도 민심이 바뀐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목욕탕 가면 뉴스 틀어놓고 같이 얘기하는데 이번엔 10명 중 3~4명 정도가 이재명 지지하는 거 같다. 전에는 10명이면 10명 모두 보수표였다”고 덧붙였다.
구미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은 “주변엔 말은 잘 안하는데 이재명 지지한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많을 거다”라며 “여기서(구미)는 이재명이나 민주당 지지한다고 말하기가 좀 어려워서 말은 안하고 다니는데 이번에 국민의힘을 또 뽑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도 윤석열 뽑았는데 TV에 윤석열 얼굴만 나와도 화난다”며 “지난 대선에는 이재명 안 좋아했는데, 이번에 계엄 내리고 그 후에 윤석열 하는 거 보니까 이재명이 더 나아보이더라”라고 했다.
지난 21일 오전 대구광역시 북구 경북대학교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영기 기자.
하지만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 정서도 여전히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구미 인동로데오거리에서 만난 30대 남성은 “사람이 잘못을 안하고 살 수는 없지만 이재명은 너무 많이 한 거 같다”며 “이재명에 대해서 형성된 이미지가 정말 부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구미역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이번에 이재명 되면 삼권분립 망한다. 사법부마저도 이재명 눈치를 보고 재판 연기하는데 대통령 되면 무슨 일 벌어질지 알겠냐”며 “도덕적으로 문제 많은 사람인데 견제할 수 있는 세력도 없다면 나라 다 망칠 거 같다. 문재인 때 봐라 민주당 정권은 나라 다 망치고도 사과도 안한다”고 성토했다.
지난 21일 오후 경북 구미시 구미 새마을중앙시장 입구. 이영기 기자.
아울러 공고한 ‘보수 표심’도 엿볼 수 있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대구 표는 보수 후보다”라며 “김문수는 청렴한 건 다 알아주지 않냐”며 “이재명처럼 도덕적 문제 많은 사람 상대하기에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구미역 인근 새마을중앙시장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지금 여론조사는 (이재명 후보한테) 많이 밀리는데 경상도 사람들은 직접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 면도 있다”며 “막상 투표 때는 결과 다를 거 같다”고 귀띔했다.
지난 21일 오전 대구광역시 북구 경북대학교 앞 도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영기 기자.
TK의 보수 표심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대구 경북대 앞에서 20대 남성은 자신을 경북대생이라고 밝히면서 “학과생끼리 후보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4(이재명):3(김문수):3(이준석)이었다”며 “이준석이 내놓은 국민연금개혁 방안 등이 젊은 세대가 체감하기에 가장 와닿는 정책 같다. 이준석 뽑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TV토론을 보고 이준석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두루뭉술하게 말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니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 같더라. 신뢰가 커졌다”고 했다.
구미 인동로데오거리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우리(구미)는 뭐 볼 거 있나. 보수다”라며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를 빨리 해야 하는데 한덕수 때부터 왜 이렇게 질질 끄나 모르겠다. 선거 직전에도 단일화하고 그러니깐 아직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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