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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슬롯머신 하는법 ㎄ 알라딘 게임 다운 ㎄△ 50.ryp383.top ┵얄라피크 정상에 선 팀원들. 뒤편 왼쪽에 솟은 샬바춤Shalbachum(6,707m)을 기준으로 네팔과 중국 국경으로 나뉜다. 사진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왼편으로 랑탕리룽과 오른편으로 시샤팡마가 있다.
네팔 얄라피크Yala Peak (5,520m)
내가 처음 해외여행을 할 때 경험하지 않았던 것들 하나하나가 모두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 여파로 지금은 딱 가능한 만큼만 목표를 정한다. 쿰부 서킷EBC 3PASS 이후로 9년 만에 다시 네팔을 방문했다. 김정미, 한예진이 함께했다. 두 사람은 피크 등반이 처음이다. 첫 해외여행을 떠날 때의 나처럼 이번 여행이 그들에겐 본인들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에 대한 도전일지도 몰랐다.
우회상장 정미는 이번이 13번째 네팔 방문이다. 네팔의 웬만한 오지는 다 걸어 본 그녀는 몇 년 전부터 함께 네팔을 가자고 졸랐다. 정미는 피크 등반 경험이 없어 나와 함께 가는 김에 피크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나도 스위스 묀히 이후로 등반한 지 오래되어 흔쾌히 동의했다. 네팔 박사인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네팔이 처음인 예진이는 우리의 등 저축은행예금금리비교 반 일정에 앞서 쿰부 서킷을 하고 합류했다. 두 사람 외에 동행하는 가이드도 있었다.
가이드 치링은 티베트와 인접한 고산의 셰르파 족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생김새가 네팔인 같지 않았다. 포터인 파상은 정미와 오랜 인연이 있는 친구였다. 과묵하지만 행동이 빨랐다. 클라이밍 가이드 청바는 컁진곰파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농협 적금
컁진리 등산 중 바라본 풍경. 한예진씨가 선 능선 뒤편 끝에 로워 컁진리가 있다.
얄라피크는 네팔에서도 아름다운 경관으로 손꼽히는 랑탕지역에 있다. 카트만두에서 거리 116km쯤 떨어져 있다. 우리는 먼지가 날리는 오프로드를 10시간 정도 신체특이사항 달린 끝에 샤브루베시에 도착했다. 티베트 국경과 맞닿아 있어 이동 내내 몇 번이나 허가를 받고 군인의 검문도 받았다. 샤브루베시는 랑탕 트레킹의 시작점이다. 해발 1,440m의 샤브루베시에서 컁진곰파까지는 거리 30km 정도다. 사흘에 걸쳐 고도 2,500m를 올리며 고소에 적응했다. 3월부터 개화가 시작되는 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와 야크들은 트레커들의 무직통신연체대출 발길을 사로잡았다.
얄라피크 베이스캠프의 새벽. 피크 등반을 위해 밖으로 나오자 틸만 패스Tilman Pass로 유명한 강쳄포Gangchempo산군 위로 수많은 별이 떠있었다.
랑탕의 속살을 보다
컁진곰파는 랑탕지역의 북부에 위치한 마을로, 얄라피크를 비롯해 컁진리, 고사인쿤드, 체르고리, 랑시샤카르카 등 다양한 코스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형형색색의 로지와 트레커들로 활기가 넘쳤다.
계획대로라면 도착 당일 점심식사를 한 후 고소적응 겸 4,700m높이의 컁진리에 올라야 했다. 다음날 아침 얄라피크 베이스캠프로 약 6시간 이동한 후, 그 다음날 새벽 2시에 얄라피크를 공략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날씨를 보니, 이틀 동안 제법 많은 눈예보가 있었다. 점심을 먹으며 말을 꺼냈다.
컁진곰파의 잡화점 주인이 트레커들을 구경하고 있다. 가게 안에는 울장갑과 모자 등 로컬 제품들이 즐비했다.
"예보를 보니까 내일이랑 모레 눈소식이 있는데, 고산이라 실제로는 예보보다 많이 내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두운 새벽에 눈보라 치면 좀 위험하기도 하고. 그 다음날도 눈소식이 있긴 한데, 아주 소량이야. 어떻게 할까?"
스케줄 담당인 정미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
"눈이 많이 내리면 장비가 열악한 가이드랑 포터들은 추울 거야. 우리 어차피 예비일도 남아 있으니까 날씨 상황 좀 볼 겸 하루 늦추자."
얄라피크 베이스캠프 가는 길. 가이드 치링과 포터 파상이 갑자기 내리는 폭설을 맞으며 걷고 있다.
"저도 좋아요! 급할 것 없으니까 안전하게 가요 언니들!"
막내 예진이도 동의했다.
다음날 새벽 5시. 고산증세는 없었다. 삶은 달걀 하나 먹고 컁진리로 출발했다. 보통 랑탕 일대를 트레킹하기 전, 워밍업으로 로워 컁진리Lower Kyangjin Ri를 오른다.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밤사이 눈이 3cm 정도 쌓였다. 치링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중간쯤 올라 내려다 보니, 눈 내린 알록달록한 컁진곰파는 동화마을 같았다. 랑탕피크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보였다. 로워 컁진리에 올랐다. 밝은 햇살이 서서히 마을을 물들이고 있었다.
어퍼 컁진리Upper Kyangjin Ri로 이어진 능선이 멀리 밝게 빛나는 첨봉들과 대비되어 멋스러웠다. 치링에게 혼자 가도 괜찮으니, 정미, 예진이와 함께 내려가라고 했지만, 호기심 많은 예진이는 나와 함께 어퍼 컁진리로 향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쌓인 눈은 깊어지고, 호흡은 가빠졌다. 뒤돌아 보니 예진이 뒤로 하얀 철갑을 두른 히말라야산군이 우뚝 솟아 있었다. 4,700m의 정상에 올라섰다. 로워 컁진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빙하와 산능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랑탕의 속살을 보게 된 것이다.
얄라피크의 직벽을 오르고 있는 한예진씨와 클라이밍 가이드 청바의 모습.
오후가 되자 폭설이 내렸다. 이런 눈속에서 얄라피크를 올랐다면 중도 포기했을 것이다. 창밖을 바라보며 내일은 날씨가 좋길 바랐다.
다음날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느지막이 오전 10시쯤 출발했다. 눈 덮인 체르고리의 사면을 따라 걸었다. 지도상으로는 금세 닿을 것 같았던 베이스캠프는 도무지 나타나질 않았다. 오후가 되자 눈까지 내렸다. 화이트아웃 속에서 마지막 오르막을 힘껏 올랐다. 멀리 먼저 도착한 포터들이 세워 둔 쉘터가 보였다.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지친 상태에서 재빨리 텐트를 쳤다. 점심 겸 저녁식사는 준비해 간 건조식량으로 대신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새벽 눈보라가 치면서 사라진 길을 내며 걷고 있는 팀원들.
"꼭 정상에 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새벽 2시.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내가 왜 이런 미친 짓을 또 하러 왔지? 그냥 편하게 누워 자야 할 시간에…' 등반을 하러 가면 언제나 드는 생각이다. 그러고는 또 오르고 싶어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 몸도 마음도 일어설 의지가 하나도 없었다. 밖에서 스태프들의 말소리가 들리자 겨우 침낭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텐트 안은 공기 마저 얼어붙은 듯 싸늘했다. 삐걱거리는 뼈마디들을 추스르며 몸을 일으켰다. 자기 전에 준비해 놓은 옷들을 켜켜이 챙겨 입었다. 얼어붙은 세상 속에서도 별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쉘터 안으로 들어갔다.
파상이 따뜻한 차를 건넸다. 차 한모금에 몸이 녹았다. 잠시 후 정미와 예진이가 들어왔다. 두 사람도 좀비처럼 넋이 나간 채 차를 마셨다. 물을 부어 놓은 건조식량에는 손이 가질 않았다. 컁진리와 비슷한 고도인데도 두통이 심했다. 부족한 수면 탓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정미와 예진이도 상황은 비슷했다. 고산증 약 한 알씩 겨우 삼켰다.
얄라피크 등반을 마치고 컁진곰파로 향하던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틀 새 눈이 많이 쌓인 듯했다. 너덜길을 그냥 걷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둠속에서 청바의 발자국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숨이 차 멈추면 금세 몸이 식어 추워졌다. 굵은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어둠속에서 살벌하게 날리는 눈을 보니 불안했다. 두통은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숨쉬기가 더 힘들었다. 후미의 불빛이 저 만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잘 올라오고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발을 뗐다.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눈길은 깊어졌다. 깊숙이 빠지는 발을 꺼낼 때마다 힘을 두 배로 끌어 올려야 했다.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눈으로 뒤덮인 첨봉들의 장엄한 모습에 두통이 사라졌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나이프 리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너머로 직벽을 올라서야 정상이었다. 약 20m 거리였다. 양옆은 천 길 낭떠러지였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어차피 여기서 보는 풍경이나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나 똑같을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여기까지만 할게."
예진이가 동조했다.
"언니!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꼭 정상을 밟아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너희가 안 가는데 나 혼자 갈 수는 없지."
정미까지 쉽게 동조했다.
얄라피크 정상 등정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현지 스태프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농담으로 던진 말에 한마음 한 뜻으로 의견일치가 되니 순간 진지해졌다.
'얘네들 진짜 내려가려는 건 아니겠지?'
때마침 치링이 올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정말로 누구 하나 내려가자고 할까 봐 용수철처럼 몸을 일으켰다. 발자국을 따라 나이프 리지를 건넜다. 그리고 로프를 손에 쥔 채, 바위의 홀드를 고르며 한발한발 올라갔다. 로프를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밑에서 본 것보다는 수월했다. 뒤이어 예진이와 정미가 올라왔다. 처음으로 서밋에 성공한 예진이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처음 신는 이중화가 무겁고 불편했을 텐데 용케 잘 참고 올라왔다. 네팔의 오지를 그렇게 다녀도 고산증을 달고 다니는 정미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그제서야 피크 주변을 둘러싼 랑탕피크와 랑시샤리Langshisha Ri 티베트 쪽의 시샤팡마Shishapangma까지 숨막히듯 장엄한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감상했다.
"다음엔 메라피크Mera Peak(6,476m) 어때?"
새벽에 눈을 뜨며 다시는 등반은 하지 않겠다던 다짐은 잊은 채 말을 꺼냈다.
"음… 그건 좀 신중하게 생각해 보자!"
정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웃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을 했다.
랑탕지역 곳곳에서는 방목 중인 야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민미정 깨알 팁
<아무도 묻지 않아도 알려주고 싶은 정보>
트레킹 일정(식사 및 티타임 미포함)
Day-1 카트만두~샤브루베시(1,440m) - 지프로 10시간 이동(116km)
Day-2 샤브루베시~라마호텔(2,520m) - 5시간(11km)
Day-3 라마호텔~랑탕마을(3,450m) - 5시간30분(12km)
Day-4 랑탕마을~컁진곰파(3,850m) - 4시간(7.5km)
Day-5 컁진곰파-컁진리(4,700m)~컁진곰파 - 3시간30분(왕복4km)
Day-6 컁진곰파~얄라BC(4,641m) - 5시간(7.7km)
Day-7 얄라BC~얄라피크(5,520m)~얄라BC~컁진곰파 - 9시간30분(4.2km) / 3시간(7.7km)
Day-8 컁진곰파~랑탕~라마호텔 - 5시간(15.5km)
Day-9 라마호텔~샤브루베시 - 5시간(14km)
고산증
원인 고산증세는 고도가 높아지면 저산소증으로 호흡수가 늘어나면서 혈액의 점성이 떨어지고 혈액이 신체 곳곳에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신체 변화로 보통 2,400m 이상의 높이에서 겪게 된다.
증상 산의 경사도, 높이, 신체활동 정도, 개인 컨디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두통이 생기고, 식욕이 떨어진다. 심해지면 구토와 호흡곤란, 환각증상, 소변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치료 증상이 심해지면 고산증 약으로도 완화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휴대용 공기통이 있다면 분당 2~3L로 흡입한다. 재빨리 하산 후 병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는다.
예방
1 산행 시 짐을 가볍게 하고 음주 및 흡연을 삼가한다.
2 낮은 고도에서도 천천히 걸으며 고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3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트레킹 시 로지에서 충분히 휴식하며 허브차를 즐기는 것도 좋다.
4 식욕이 없더라도 적절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
5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 로지는 방음이 잘 안 되므로 귀마개를 준비하는 게 좋다.
잡담 남미 여행 중 현지인에게 들은 얘기다. 볼리비아 라파스는 평균 고도가 3,600m 정도 된다. 월드컵 지역 예선 시 원정경기는 100% 지지만 라파스에서 열린 홈경기 때에는 강호 브라질, 아르헨티나 팀도 이겼다고 한다. 선수들이 고산증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이후 경기 중 주심의 고산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FIFA에서는 볼리비아에서 국제경기 개최를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네팔 얄라피크Yala Peak (5,520m)
내가 처음 해외여행을 할 때 경험하지 않았던 것들 하나하나가 모두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 여파로 지금은 딱 가능한 만큼만 목표를 정한다. 쿰부 서킷EBC 3PASS 이후로 9년 만에 다시 네팔을 방문했다. 김정미, 한예진이 함께했다. 두 사람은 피크 등반이 처음이다. 첫 해외여행을 떠날 때의 나처럼 이번 여행이 그들에겐 본인들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에 대한 도전일지도 몰랐다.
우회상장 정미는 이번이 13번째 네팔 방문이다. 네팔의 웬만한 오지는 다 걸어 본 그녀는 몇 년 전부터 함께 네팔을 가자고 졸랐다. 정미는 피크 등반 경험이 없어 나와 함께 가는 김에 피크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나도 스위스 묀히 이후로 등반한 지 오래되어 흔쾌히 동의했다. 네팔 박사인 그녀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네팔이 처음인 예진이는 우리의 등 저축은행예금금리비교 반 일정에 앞서 쿰부 서킷을 하고 합류했다. 두 사람 외에 동행하는 가이드도 있었다.
가이드 치링은 티베트와 인접한 고산의 셰르파 족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생김새가 네팔인 같지 않았다. 포터인 파상은 정미와 오랜 인연이 있는 친구였다. 과묵하지만 행동이 빨랐다. 클라이밍 가이드 청바는 컁진곰파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농협 적금
컁진리 등산 중 바라본 풍경. 한예진씨가 선 능선 뒤편 끝에 로워 컁진리가 있다.
얄라피크는 네팔에서도 아름다운 경관으로 손꼽히는 랑탕지역에 있다. 카트만두에서 거리 116km쯤 떨어져 있다. 우리는 먼지가 날리는 오프로드를 10시간 정도 신체특이사항 달린 끝에 샤브루베시에 도착했다. 티베트 국경과 맞닿아 있어 이동 내내 몇 번이나 허가를 받고 군인의 검문도 받았다. 샤브루베시는 랑탕 트레킹의 시작점이다. 해발 1,440m의 샤브루베시에서 컁진곰파까지는 거리 30km 정도다. 사흘에 걸쳐 고도 2,500m를 올리며 고소에 적응했다. 3월부터 개화가 시작되는 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와 야크들은 트레커들의 무직통신연체대출 발길을 사로잡았다.
얄라피크 베이스캠프의 새벽. 피크 등반을 위해 밖으로 나오자 틸만 패스Tilman Pass로 유명한 강쳄포Gangchempo산군 위로 수많은 별이 떠있었다.
랑탕의 속살을 보다
컁진곰파는 랑탕지역의 북부에 위치한 마을로, 얄라피크를 비롯해 컁진리, 고사인쿤드, 체르고리, 랑시샤카르카 등 다양한 코스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형형색색의 로지와 트레커들로 활기가 넘쳤다.
계획대로라면 도착 당일 점심식사를 한 후 고소적응 겸 4,700m높이의 컁진리에 올라야 했다. 다음날 아침 얄라피크 베이스캠프로 약 6시간 이동한 후, 그 다음날 새벽 2시에 얄라피크를 공략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날씨를 보니, 이틀 동안 제법 많은 눈예보가 있었다. 점심을 먹으며 말을 꺼냈다.
컁진곰파의 잡화점 주인이 트레커들을 구경하고 있다. 가게 안에는 울장갑과 모자 등 로컬 제품들이 즐비했다.
"예보를 보니까 내일이랑 모레 눈소식이 있는데, 고산이라 실제로는 예보보다 많이 내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두운 새벽에 눈보라 치면 좀 위험하기도 하고. 그 다음날도 눈소식이 있긴 한데, 아주 소량이야. 어떻게 할까?"
스케줄 담당인 정미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
"눈이 많이 내리면 장비가 열악한 가이드랑 포터들은 추울 거야. 우리 어차피 예비일도 남아 있으니까 날씨 상황 좀 볼 겸 하루 늦추자."
얄라피크 베이스캠프 가는 길. 가이드 치링과 포터 파상이 갑자기 내리는 폭설을 맞으며 걷고 있다.
"저도 좋아요! 급할 것 없으니까 안전하게 가요 언니들!"
막내 예진이도 동의했다.
다음날 새벽 5시. 고산증세는 없었다. 삶은 달걀 하나 먹고 컁진리로 출발했다. 보통 랑탕 일대를 트레킹하기 전, 워밍업으로 로워 컁진리Lower Kyangjin Ri를 오른다.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밤사이 눈이 3cm 정도 쌓였다. 치링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중간쯤 올라 내려다 보니, 눈 내린 알록달록한 컁진곰파는 동화마을 같았다. 랑탕피크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보였다. 로워 컁진리에 올랐다. 밝은 햇살이 서서히 마을을 물들이고 있었다.
어퍼 컁진리Upper Kyangjin Ri로 이어진 능선이 멀리 밝게 빛나는 첨봉들과 대비되어 멋스러웠다. 치링에게 혼자 가도 괜찮으니, 정미, 예진이와 함께 내려가라고 했지만, 호기심 많은 예진이는 나와 함께 어퍼 컁진리로 향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쌓인 눈은 깊어지고, 호흡은 가빠졌다. 뒤돌아 보니 예진이 뒤로 하얀 철갑을 두른 히말라야산군이 우뚝 솟아 있었다. 4,700m의 정상에 올라섰다. 로워 컁진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빙하와 산능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랑탕의 속살을 보게 된 것이다.
얄라피크의 직벽을 오르고 있는 한예진씨와 클라이밍 가이드 청바의 모습.
오후가 되자 폭설이 내렸다. 이런 눈속에서 얄라피크를 올랐다면 중도 포기했을 것이다. 창밖을 바라보며 내일은 날씨가 좋길 바랐다.
다음날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느지막이 오전 10시쯤 출발했다. 눈 덮인 체르고리의 사면을 따라 걸었다. 지도상으로는 금세 닿을 것 같았던 베이스캠프는 도무지 나타나질 않았다. 오후가 되자 눈까지 내렸다. 화이트아웃 속에서 마지막 오르막을 힘껏 올랐다. 멀리 먼저 도착한 포터들이 세워 둔 쉘터가 보였다. 오후 5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지친 상태에서 재빨리 텐트를 쳤다. 점심 겸 저녁식사는 준비해 간 건조식량으로 대신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새벽 눈보라가 치면서 사라진 길을 내며 걷고 있는 팀원들.
"꼭 정상에 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새벽 2시.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내가 왜 이런 미친 짓을 또 하러 왔지? 그냥 편하게 누워 자야 할 시간에…' 등반을 하러 가면 언제나 드는 생각이다. 그러고는 또 오르고 싶어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 몸도 마음도 일어설 의지가 하나도 없었다. 밖에서 스태프들의 말소리가 들리자 겨우 침낭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텐트 안은 공기 마저 얼어붙은 듯 싸늘했다. 삐걱거리는 뼈마디들을 추스르며 몸을 일으켰다. 자기 전에 준비해 놓은 옷들을 켜켜이 챙겨 입었다. 얼어붙은 세상 속에서도 별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쉘터 안으로 들어갔다.
파상이 따뜻한 차를 건넸다. 차 한모금에 몸이 녹았다. 잠시 후 정미와 예진이가 들어왔다. 두 사람도 좀비처럼 넋이 나간 채 차를 마셨다. 물을 부어 놓은 건조식량에는 손이 가질 않았다. 컁진리와 비슷한 고도인데도 두통이 심했다. 부족한 수면 탓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정미와 예진이도 상황은 비슷했다. 고산증 약 한 알씩 겨우 삼켰다.
얄라피크 등반을 마치고 컁진곰파로 향하던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틀 새 눈이 많이 쌓인 듯했다. 너덜길을 그냥 걷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둠속에서 청바의 발자국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숨이 차 멈추면 금세 몸이 식어 추워졌다. 굵은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어둠속에서 살벌하게 날리는 눈을 보니 불안했다. 두통은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숨쉬기가 더 힘들었다. 후미의 불빛이 저 만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잘 올라오고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발을 뗐다.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눈길은 깊어졌다. 깊숙이 빠지는 발을 꺼낼 때마다 힘을 두 배로 끌어 올려야 했다.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눈으로 뒤덮인 첨봉들의 장엄한 모습에 두통이 사라졌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나이프 리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너머로 직벽을 올라서야 정상이었다. 약 20m 거리였다. 양옆은 천 길 낭떠러지였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어차피 여기서 보는 풍경이나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나 똑같을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여기까지만 할게."
예진이가 동조했다.
"언니!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꼭 정상을 밟아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너희가 안 가는데 나 혼자 갈 수는 없지."
정미까지 쉽게 동조했다.
얄라피크 정상 등정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현지 스태프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농담으로 던진 말에 한마음 한 뜻으로 의견일치가 되니 순간 진지해졌다.
'얘네들 진짜 내려가려는 건 아니겠지?'
때마침 치링이 올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정말로 누구 하나 내려가자고 할까 봐 용수철처럼 몸을 일으켰다. 발자국을 따라 나이프 리지를 건넜다. 그리고 로프를 손에 쥔 채, 바위의 홀드를 고르며 한발한발 올라갔다. 로프를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밑에서 본 것보다는 수월했다. 뒤이어 예진이와 정미가 올라왔다. 처음으로 서밋에 성공한 예진이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처음 신는 이중화가 무겁고 불편했을 텐데 용케 잘 참고 올라왔다. 네팔의 오지를 그렇게 다녀도 고산증을 달고 다니는 정미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그제서야 피크 주변을 둘러싼 랑탕피크와 랑시샤리Langshisha Ri 티베트 쪽의 시샤팡마Shishapangma까지 숨막히듯 장엄한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감상했다.
"다음엔 메라피크Mera Peak(6,476m) 어때?"
새벽에 눈을 뜨며 다시는 등반은 하지 않겠다던 다짐은 잊은 채 말을 꺼냈다.
"음… 그건 좀 신중하게 생각해 보자!"
정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웃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을 했다.
랑탕지역 곳곳에서는 방목 중인 야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민미정 깨알 팁
<아무도 묻지 않아도 알려주고 싶은 정보>
트레킹 일정(식사 및 티타임 미포함)
Day-1 카트만두~샤브루베시(1,440m) - 지프로 10시간 이동(116km)
Day-2 샤브루베시~라마호텔(2,520m) - 5시간(11km)
Day-3 라마호텔~랑탕마을(3,450m) - 5시간30분(12km)
Day-4 랑탕마을~컁진곰파(3,850m) - 4시간(7.5km)
Day-5 컁진곰파-컁진리(4,700m)~컁진곰파 - 3시간30분(왕복4km)
Day-6 컁진곰파~얄라BC(4,641m) - 5시간(7.7km)
Day-7 얄라BC~얄라피크(5,520m)~얄라BC~컁진곰파 - 9시간30분(4.2km) / 3시간(7.7km)
Day-8 컁진곰파~랑탕~라마호텔 - 5시간(15.5km)
Day-9 라마호텔~샤브루베시 - 5시간(14km)
고산증
원인 고산증세는 고도가 높아지면 저산소증으로 호흡수가 늘어나면서 혈액의 점성이 떨어지고 혈액이 신체 곳곳에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신체 변화로 보통 2,400m 이상의 높이에서 겪게 된다.
증상 산의 경사도, 높이, 신체활동 정도, 개인 컨디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두통이 생기고, 식욕이 떨어진다. 심해지면 구토와 호흡곤란, 환각증상, 소변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치료 증상이 심해지면 고산증 약으로도 완화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휴대용 공기통이 있다면 분당 2~3L로 흡입한다. 재빨리 하산 후 병원에서 정확한 진찰을 받는다.
예방
1 산행 시 짐을 가볍게 하고 음주 및 흡연을 삼가한다.
2 낮은 고도에서도 천천히 걸으며 고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3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트레킹 시 로지에서 충분히 휴식하며 허브차를 즐기는 것도 좋다.
4 식욕이 없더라도 적절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
5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 로지는 방음이 잘 안 되므로 귀마개를 준비하는 게 좋다.
잡담 남미 여행 중 현지인에게 들은 얘기다. 볼리비아 라파스는 평균 고도가 3,600m 정도 된다. 월드컵 지역 예선 시 원정경기는 100% 지지만 라파스에서 열린 홈경기 때에는 강호 브라질, 아르헨티나 팀도 이겼다고 한다. 선수들이 고산증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이후 경기 중 주심의 고산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FIFA에서는 볼리비아에서 국제경기 개최를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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